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이하 경불련) 단위 사업장 실무자들이 조직 내부의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고백하고 참여와 대화가 보장되는 새로운 단체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8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무자들은 “경불련이 내면의 성찰보다는 외연의 확장, 즉 성장 일변도의 불교시민운동을 펼쳐왔다”며 “그러다 보니 단체의 민주화와 회원과 불자들의 참여가 제한된 운영을 해 많은 문제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 예로 “창립한 지 10여년이 넘었지만 창립총회 이후 공식적인 총회조차 열지 못했고, 모든 의사 결정은 한 개인의 독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며 “경불련도 어느덧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실무자들은 “경불련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부터도 소외된 사회적 약자(외국인 이주노동자, 장애우, 노숙인 등)들의 사회적 권리를 옹호하고 지원하는 단체로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백화점식 시민운동과 이름 걸기식 운동은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사결정과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며 수행과 나눔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로 만들겠다”며 “현장 사업장간의 수행과 이념적 결속을 다지는 틀거리로써 운영위원회를 설치하되,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될 소지가 있는 그 어떠한 제도적 장치는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실무자는 “올 9월 중순 이후 총회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총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전 집행부 한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이 많은 부분 왜곡돼 있다”고 반박하고 “내부 의견을 모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경불련은 1991년 경실련에 참여한 불자들이 사회정의와 개혁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불교계 최초의 시민운동 단체다. 경불련에는 무의탁 독거노인 등을 지원하는 자비의 집과 노숙자들을 위한 아침을 여는 집, 도시빈민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열린학교, 외국인노동자인권문화센터, 네팔 현지 지원 단체인 비하니바스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