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테 조코 벡(Charlotte Joko Beck)은 미국 샌디에고(San Diego) 등 여러 곳에 지원을 둔 평상심(Ordinary Mind) 선원의 원장이다. 그녀는 1960년대에 일본의 하쿤 야스타니 노사와 소엔 나카가와 노사의 지도아래 선을 공부했다. 1983년 그녀는 LA선원의 하쿠유 마에즈미 노사의 세 번째 법제자가 되었다. 그녀는 샌디에고 선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한편 <생활선(Everyday Zen : Love And)>(1989)과 <살아있는 선(Nothing Special : Living Zen)>(1994)을 펴냈다.
“당신이 좌선할 때 존귀해질 것이라고 기대하진 마세요. 우리가 누구와 어떻게 앉아있던 간에, 이 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우리는 모든 대상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자신을 바라볼 때면 잘 보려고 애씁니다. 우리는 성냄, 걱정, 기고만장 등의 생각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진정한 수행은 그러한 것들을 인위적으로 외면하지 않고 단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우리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변화는 저절로 일어납니다.”(‘생활선’중에서)
<살아있는 선>에서 조코 벡은 우리가 집착하는 관념과 실재로부터 어떻게 마음이 우리를 분리시키는지를 매우 독특하게 분석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녀는 나쁜 정신적 습관들을 개선해 좋은 것으로 대치하는 대신, 우리의 미망과 정신적 상태를 통찰해 우리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버리게 한다.
“깨달음은 당신이 성취하는 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 무엇(오염된 것)이 사라진 상태일 뿐이다.” 그녀의 말은 정통 조사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철저한 자비심이 깃들어 있다.
조코 벡의 사상은 그녀의 제자들과 함께 설립한 ‘평상심(Ordinary Mind)’ 선원의 명칭과 설립목표에 잘 나타나 있다. 마조선에서 평상심(平常心)은 불심(佛心) 즉 깨달은 자의 마음을 나타낸다.
마조선사는 평상심을 ‘조작, 시비, 취사, 분별이 없는’ 평등심이라고 했다. “도는 닦을 필요가 없다. 다만 오염되지만 말라. 생사심을 갖고 조작하고 추구하는 것이 모두 오염이다”는 말과 맥락이 닿아있다. 그녀가 선원의 이름을 ‘평상심’으로 한 것은 좌선 위주의 인위적인 수행보다는 생활 속에서 평삼심을 실현하는 생활선을 구현하는데 있었던 것이다.
‘깨어있는 길’을 추구하는 평상심선원은 다른 선원이나 사찰처럼 공식적인 입회식이나 수계식을 갖지 않는다. 다른 종파의 수행자나 출가, 재가자를 따지지도 않는다. 그녀에 따르면 ‘깨어있는 길’은 보편적이다. 깨달음의 방편은 경계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평상심선원의 제자들은 다양한 수행법을 통해 깨달음에 접근하고, 수행의 진척을 도와줄 나름의 체계를 만들기도 한다. 정진중인 제자들에게 스승들은 수행의 개방성과 유연함을 보이면서 생활 속에서 절대 지혜가 드러나도록 돕는다.
이 선원의 특징은 지속적인 점검과 효과적인 가르침을 통한 수행의 진보를 가져다줌으로써 생활의 모든 면에서 종합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평상심선원은 이러한 수행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혜와 자비심, 이타행이 드러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