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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주지 계성)는 8월 10일부터 ‘조선사찰 31본산’ 사진 기획전을 시작했다. ‘31본산(本山)’이란 일본 총독부가 조선불교계를 통치하기 위해 1911년 사찰령을 공포하면서 실시한 제도로 지금의 ‘본사’와 비슷한 개념.
대조루 앞 야외 갤러리에서 상설 전시될 사진전에는 문화재전문 사진가 최응백(40)씨가 1년여 동안 작업한 31개 본산의 1920년대 원경 사진 31점이 출품됐다. 전등사 원경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리원판(원판 필름 앞뒤로 유리를 붙인 것)이고 나머지 30개 사찰은 각종 문헌이나 자료에서 1920년 사진을 찾아 실제 사진처럼 다시 작업한 것들이다. 지금은 직접 가 보기 힘든 함경남도 안변 석왕사, 평안북도 영변 보현사 등 북녘 사찰과 전란으로 원형을 상실한 강원도 고성 유점사, 전북 전주의 위봉사 등 당시 본산들의 모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최 씨는 “전등사 대웅전의 1920년대 사진을 보면 당시에는 주련 없이 기둥에다 바로 글씨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송광사의 경우 지금의 전각은 3분의 1밖에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했던 것을 알 수 있다”며 “조선시대 사찰의 가람배치나 규모를 지금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