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종단들의 포교, 종무, 교육 등 각 방면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불교 주요종단으로 꼽히는 태고종과 천태종, 진각종은 물론 총지종 등 종단 내부에서 “인재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종무기관이나 산하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승려 및 스승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볼멘소리다. 실제로 천태종과 진각종은 승려 및 정사 1인당 2개 이상의 보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천태종은 전국 250여 사찰을 460여명의 스님이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 소임을 맡지 못하는 비구니의 수가 250여명에 달해, 한 스님이 2곳 이상 사찰의 주지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총무원 부장급 이상 스님 가운데 소속 사찰 주지를 맡지 않은 스님이 한명도 없을 정도다. 심한 경우 4개 소임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스님도 있다.
진각종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종단에 소속되어 있는 스승은 250여명으로, 이 가운데 심인당 주교직을 맡을 수 없는 전수 220여명을 제외하면 종단 소속 130여 심인당에 주교로 부임할 수 있는 스승은 13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 6월 진각종은 지방교구 활성화를 위해 교구청에 직무스승을 두도록 하는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지만, 각 심인당에서 교화할 수 있는 인력도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30여 사원을 거느리고 있는 총지종도 스승 부족으로 주교를 임명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천태종과 진각종 등의 인력난은 까다로운 선발기준과 양성과정에 원인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인사에서 3년의 행자생활을 거쳐야 비로소 십선계를 받을 수 있는 천태종의 스님들은 이 기간동안 구인사 강원과 금강불교대학을 졸업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구인사 농장에서의 수행 등 주야로 고된 생활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천태종의 한해 배출 승려는 10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진각종은 자라온 가정환경 등도 평가가 이뤄질 정도로 엄격한 선발기준을 적용한다. 뿐만 아니라 행자과정인 처무 생활 2년과 진각대학 4년, 예비스승인 시무 5년 등 최소 11년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정사 행계(법계)를 받는다. 조계종의 5년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계종과 더불어 불교 양대 종단으로 꼽히는 태고종은 7천여명에 달하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태종 관계자는 “조계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단이 제한적인 인력 운용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불교 주요 종단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고 종단 포교 활성화를 위해서는 풍부한 자원 확보와 꾸준한 재교육, 전문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