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북 부안은 전쟁상황을 방불케 한다고 한다.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 반대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제2의 광주민중항쟁’ 악몽이 떠오른다고도 한다.
핵폐기장 백지화·핵발전소 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7월 26일 아침 9시경 부안주민 2,000여명이 군청을 방문한 장관면담을 요청하며 군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경찰 덤프트럭에 오르려하자, 경찰측이 소화기를 몸에 뿌리고, 방패로 찍고, 곤봉으로 때리는 등 강경 진압을 일삼았다”고 한다. 특히 삼보일배 성직자 문규현 신부(부안성당 주임신부)는 경찰의 집단구타로 이마가 5cm가량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성직자에 대한 폭력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가장 비근한 예가 지난해 2월 18일 의정부 송추 북한산관통도로 건설현장에서 LG직원들에 의해 벌어진 회룡사 성타, 성환, 법현 스님 등에 대한 폭행사건이다.
이 두가지 사안의 공통점은 단순히 성직자에 대한 폭력이 아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과의 대립과 갈등에서 폭력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영신 교수(연세대)는 29일 북한산 관통도로 관련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내 안의 폭력을 뿌리뽑기 위한 선언이라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하고 제안했다.
우리는 아직 내가 저지른 잘못의 결과물이 바로 새만금이고, 삼보일배를 통한 참회가 운동의 출발점이었던 새만금 삼보일배를 기억하고 있다. ‘내 안의 폭력 뿌리뽑기’도 불교계에서 먼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다른 종교도 아우르는 모습을 보이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