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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에 실질적 역할을 한 홍지영씨(33ㆍ첼로)는 줄리아드 음대를 나와 샘퍼드 심포니단원, 줄리아드스쿨 오케스트라 수석, 탱글우드 섬머뮤직페스티벌과 링컨센터 연주를 했으며, 현재는 수원대 강사로 있다. 유진섭씨(33ㆍ제2 바이올린)도 홍지영씨와 예원, 예고 동창생으로 서울대 음대를 거쳐 독일 국립만하임대 최고 연주자 과정,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단원, 코리안심포니 부악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 바로크 합주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유일한 외국인인 체반타티아나(36ㆍ비올라)씨는 러시아 페테스부르크 음대를 나와 러시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다 현재는 국내에서 내셔널 심포니오케스트라에 소속돼 있다. 마지막으로 정재훈씨(36ㆍ제1 바이올린)도 미국 줄리아드 음대와 예일대를 졸업하고 현재 경원대에 출강하고 있다.
물론 단원들 모두 불자들은 아니다. 조계사와 성남 정토사를 다니는 골수신자(?) 홍지영씨 말고는 종교가 없거나 다르다. 특히 한국생활 5년째지만 아직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은 타티아나는 러시아 정교신자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불교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클래식 연주단체의 대다수가 개신교와 천주교라는 점도 이들이 함께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다. 홍지영씨는 “15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한국불교와 그 음악은 분명 우리정서가 가장 많이 녹아 있다”며 “세계음악을 선도하고 있는 클래식을 통해 불교가 가진 오묘하고 깊은 진리를 담아낸다는 것은 연주가로서 큰 매력을 느끼는 일”이라고 창단 취지를 설명한다.
실제로 이번 창단을 결심하기 까지는 현재 홍보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신심이 돈독한 홍씨의 남편 임종욱씨(42ㆍ동국대 문학연구소 전임 연구원)가 큰 몫을 차지했다. 예비 출범의 일환으로 첫 선을 보이는 8월 12일 ‘동국대 개교 100주년 기념, -1000일’ 행사에 초청된 것도 홍기삼 동국대 총장과 인연이 있는 임씨가 주선을 했다. 이날 연주에서도 클래식으로 편곡한 동국대 교가를 비롯해 불교에 큰 영향을 받은 작곡가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찬불가 두 곡 등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창단 기념음악회는 현재 9월중으로 예정하고 있는데 이왕이면 불교 악단답게 조계사 역사문화관 개관식때 연주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섭외중이다. 창단기념연주회를 연 후 가장 먼저 ‘로터스 불교현악4중주단’은 전국 24개 교구본사를 돌며 순회 연주를 할 생각이다.
“부처님의 진리가 담겨 있는 선율(禪律) 가득한 불교음악을 클래식화한 편곡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한다면 불교음악을 대중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들이 클래식 음악 선진국에서 공부한 것들을 조화롭게 활용한다면 세계인들에게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불교적 하모니들이 연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이들은 지켜봐 달라며 굳은 각오로 다시 연습 삼매경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