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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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 큰스님 대중법문집 '사람'
“인생은 무엇이냐, 무엇을 하는 것이냐, 어디서 왔으며 결국 어디로 가는 것이냐, 생은 무엇이며 사(死)는 무엇이냐, 또한 우주와 인생은 어떠한 관계에 있으며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냐 등 인생의 참된 본래면목이 무엇이냐고 되묻는 것이 바로 선이다.” <공안의 어원중에서>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서옹 큰스님(93)의 대중법문집 <사람>이 출간됐다. 세상을 맑혀주는 법담(法談)들이 가득한 이 책은 1998년부터 ‘무위진인(無位眞人) 참사람 운동’을 대중들에게 펼쳐온 서옹 스님의 결실이다. 스님은 원고없이 법문을 대중들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행여 이 소중한 감로법문들이 허공으로 사라질까봐 시자 호산 스님이 법문때마다 녹음기를 들이댔다. 이것을 옮겨놓은 것들이어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 법회 현장의 냄새가 풀풀 넘친다.

서옹 스님하면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스님의 해맑은 미소다. 백수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오랜 선수행에서 우러나오는 선재동자 같은 동안(童顔)의 미소는 친견하는 많은 이들에게 안심(安心)을 준다. 이런 모습을 보고자 찾아오는 대중들에게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사람은 마음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와 ‘참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도 “서양문명은 인간의 이성이 아니라 욕망이 역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진행됐으며 이러한 이기적 욕망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 결국 서양문명이 과학문명을 눈부시게 발전시켰지만 인간과 자연을 대립하고 기계와 물질에 끄달리면서 자기 정신없이 인간을 과학문명의 노예로 전락시켰다”며 “바로 이런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는 근원적인 자비 정신을 가진 참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 스님이 생각하는 참사람이란 어떤 유형일까?

일정한 법칙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일체를 초월해 우주의 삼라만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좀더 설명하면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생과 사, 이성과 반이성의 절대모순을 주체적으로 온전히 초월해 절대자유, 절대자율의 삶을 산 석가모니 세존같은 해탈자다.

그래서 참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불법을 믿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데카르트나 하이데거 같은 서양의 철학자들은 불안과 절망에 빠진 인간을 위한 해결책은 제시했지만, 생과 사를 초월해 절대적으로 인간을 구원하는 자유자재한 철학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불법이야말로 과학문명의 노예로 떨어져서 자유를 잃고 파멸의 길을 걷고 있는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스님은 “인류가 오늘날까지 만들어 놓은 온갖 제도와 사상, 습관은 참사람이 되기위한 것이 아니라 참사람의 그림자를 참사람인양 섬겨온 허상속에서 탄생된 것들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규정지어진 틀 속에서 벗어나 자기가 본래 주인이고 참사람임을 믿고 깨달아야 우리 사회, 더 나아가서는 인류 문화가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법문집으로서의 성격외에도 이 책에는 선(禪)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들이 있다. 바로 스님이 법문끝에 들려주는 착어(着語)들이다. 예를 들면 “산호로 만든 베게위에 흐르는 두줄기 눈물이여, 반은 그대를 사모하고 반은 그대를 원망하도다.” 선지식이 들려주는 화두선에 책장이 쉽사리 넘겨지지 않고 한동안 명상에 잠기에 만든다.

사람
서옹 스님 지음
고요아침
1만3천원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3-07-30 오전 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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