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운대복지관서 탈북자 결혼식이 열렸다.
7월 25일 오후 1시에 열린 결혼식에서 정련스님이 주례를 맡았다.
스님은 '믿음'을 강조하며 두 사람이 마음으로 함께 하며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 나가라고 당부했다. 올초부터 탈북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몰운대복지관의 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결혼식은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대신해 모든 준비를 복지관 식구들이 맡았다.식장을 꾸미고, 피로연 음식준비를 하고, 폐백에는 정련스님이 절을 받고 두툼한 절갑 봉투를 건네는 모습에서 이들에 대한 스님의 적극적인 격려와 후원을 느끼게 했다. 특히 복지관 직원들이 2주일간 연습한 프로포즈라는 축가는 이들의 새출발을 축복하며 울려 퍼졌다.
그러나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신부는 자주 눈물을 닦아내며 훌쩍거렸다. 이날 신랑 신부를 지켜보던 하객들에게 북단의 아픔이라는 거창한 명제가 꽃보다 고운 신부의 눈물로 가슴을 적시는 현실로 다가왔다. 신랑보다 4살 연상인 29살의 신부 김모씨는 몹시 수줍어했으며 신랑 오모씨는 그런 신부에게 사랑의 눈길을 자주 보냈다. 결혼 소감을 묻자 "마음이 착찹하다. 고향이 생각이 나고 함께 하지 못한 분들 생각이 많이난다"고 두 사람 모두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현재 학원을 다니며 미용기술을 함께 배우고 있는 신혼부부는 해운대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미용실을 차리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의 가족 계획은 아들 딸 구별 없이 둘을 낳아 잘 기르는 것.
이번 결혼식을 준비한 몰운대복지관 김윤경 대리는 "쓸쓸한 결혼식이 되지 않다록 하기 위해 직원들 모두가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어 준비했다"며 "앞으로 결혼 생활에서 오는 갈등이나 문제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몰운대복지관은 '북한이탈주민 지원 안내'라는 제목의 가이드북을 펴내 이날 참석한 탈북자들에게 제공했다. 생활 곳곳에 필요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남한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몰운대복지관은 탈북자 돕기에서 초기 정착시의 도움이 가장 절실하다고 판단, 향후 다방면에서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