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효암 통리원장 취임 이후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정체성 확립에 치중하고 있는 진각종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동안 왕성한 대사회활동과 복지사업, 밀교사상 정립 등을 통해 불교 주요 종단으로 자리잡아 온 종단의 위상과 이미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효암 통리원장은 취임 당시 종단의 대외적인 활동 보다는 정체성 확립에 초점을 맞춘 내부 역량 강화, 교학·교법 체계 확립 등의 종무지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창종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꼽혔던 회당대종사 탄신 100주년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 없이 진행 중이다. 게다가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평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진각종은 올해 대외적인 활동이 눈에 띠게 줄었다. 2001년부터 회당대종사의 탄생지인 울릉도에서 열어 온 회당문화축제도 올해에는 별도의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이같은 종단의 상황에 대해 종단 중앙종무기관에서조차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는 자조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종단 내부는 물론 불교계에서는 “정체성 확립도 좋지만 너무 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진각종 내부에서는 “업무 추진력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고 의결기구인 원의회에서 결정된 사안도 세부계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시행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수의 종단 간부만이 정보를 소유하는 폐쇄적인 종무구조 때문에 실무자들의 업무 능률이 현격히 저하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종단 밖에서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출가 승려가 없는 종단의 특성과 짧은 역사에서 비롯된 시행착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심각한 인재난과 종무행정 시스템 결여도 종단의 활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회성 진각종 문화사회부장은 “종단은 현재 먼 미래를 준비하는 중대한 변혁기에 놓여 있으며, 종헌종법 개정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에 대한 시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특별한 내부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