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할 정도로 큰 숫자단위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호주 국립대 천문학 연구팀은 22일 망원경을 통해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수가 70해(垓)라고 밝혔다. 해(垓)는 10의 20제곱으로, 700해는 7 뒤에 0 이 자그마치 22개나 붙은 ‘천문학적’ 숫자. 얼마 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사이버머니를 위조한 대학생을 구속했을 때 발표한 금액 6270경의 경(京)보다 1만 배 더 큰 단위다.
보통 사람들에게 그나마 익숙한 조(兆)의 1만 배에 해당하는 단위가 경이고, 경의 1만 배가 해이다. 이후 1만 배 단위로 ‘자(俚)→양(穰)→구(溝)→간(澗)→정(正)→재(載)→극(極)→항하사(恒河沙)→아승기(阿僧祇)→나유타(那由他)→불가사의(不可思議)→무량대수(無量大數)’까지 이어진다.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를 뜻하는 항하사부터는 모두 불교에서 유래한 말이다. 항하사를 수리적으로 따지면 10의 56제급에 해당하나 실제로는 상상조차 가지 않는 수이다.
대표적으로 <법화경> ‘수량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아승지와 나유타는 각각 산스크리트 ‘asanga’ ‘nayuta’를 음역한 말로, 아승지는 <월인천강지곡> <월인석보> <석보상절>에도 나온다.
‘말로 표현할 수 없거나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오묘한 이치 또는 가르침’이란 뜻으로 <화엄경>에 등장하는 불가사의를 굳이 수리적으로 따지자면 10의 66제곱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