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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자들에게 반드시 한철이라도 나봐야 한다는 염원을 갖게 하는 유서깊은 수행도량인 태백선원. 일반 선원의 용맹정진 기간이 보통 7∼15일인 것을 감안할 때, 그 정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태백선원의 가행정진 가풍이 시작된 것은 7년전. 대중공사를 거쳐 3개월간의 안거를 가행정진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1년단위로 해제철도 없이 정진하기로 한것. 이번에는 동안거가 겹쳐 석달 늘인 15개월로 정했으며, 이후부터는 1~2달간의 해제기간을 가진 후 1년단위로 정진할 예정이다.
태백선원의 이러한 선풍은 수좌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엄격한 선원청규, 선원장 고우스님의 정성어린 지도가 삼박자를 이루면서 자리잡은 것. 더구나 이 선원은 태백산 사고지(史庫地)가 위치할 만큼 산중오지인데다, 산을 연꽃처럼 둘러싸고 있는 지세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수록 힘이 붙는다’는 수좌들의 평가도 얻고 있다. 각화사의 남암에 주석하는 초삼스님이 15년간 철조망을 치고 용맹정진하고 있는 것도 수좌들의 발심을 일으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선원 중의 선원으로 입소문이 나다보니 요즘은 웬만한 구참 납자들도 입방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10∼20년 이력의 수좌들은 결제 이후에는 산문 불출입과 5신채 불식, 등산 및 독서 금지, 정진시간 엄수 등을 서약하며, 발병 등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1시간이라도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즉시 퇴방조치된다. 이런 철두철미한 원칙이 지켜졌기에 선원의 위상이 날로 높아진 것이다.
고우스님은 그러나 “화두만 붙들고 생활과는 무관하게 무작정 앉아 있는 것이 선의 본질은 아니다”고 말한다. “일상생활과 부딪혀 그것을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