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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출가한 미국인 무량 스님(사진). 22일 방한한 스님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 인근 찻집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량 스님은 지난 1978년 미국 예일대 지질학과 재학 시절, 숭산 스님과의 만남을 계기로 불교에 귀의해 10년간 예산 수덕사, 군산 태고사에서 참선수행을 했다. 이후 1990년 미국으로 돌아가 지난해 인디언들의 주요 성지였던 L.A 테하차피 산에 한국전통사찰 양식의 태고사를 8년 만에 창건했다.
무량 스님이 이번에 방한하게 된 계기는 부친 프랭트 스튜어트 버럴(73ㆍ변호사) 씨 때문. 한국전 당시 학군단에 입대해 10개월간 참전했던 부친 버럴 씨가 오는 27일 열리는 정전협정 50주년 기념행사에 한국정부의 초청을 받게 된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한국을 다시 찾게 됐다.
“우리 부자는 한국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전쟁’과 ‘불교’입니다. 함께 한국을 찾은 이유도 부자간 이해의 폭을 좁히기 위해서입니다. 방한 기간 동안 아버님께 한국 전통불교문화 속에 스며있는 평화정신과 아름다움을 소개하면서, 직면한 한반도 위기상황에 평화적 해결방안을 불교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무량 스님 특히 미국 태고사에 한국민의 평화염원 담은 평화의 종과 종각 건립을 소개하며 불사기금 모금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아침저녁으로 평화의 종을 울려 부시 미대통령과 미국인들에게 들려주겠습니다. 불교가 전하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면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겠습니다.”
무량 스님은 8월 12일까지 부친과 함께 경주 불국사, 남원 실상사 등 전통사찰을 둘러보는 한편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효순ㆍ미선 양이 참사현장과 광주 망월동 5.18민주화 묘지도 참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