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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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천성산 반드시 지켰으면…
“어두운 길을 걸으며 물소리도 듣고 촉촉한 밤공기도 느껴보세요. 법당으로 가시면 음악회가 시작될 겁니다.”

7월 12일 저녁, 어두워지는 내원사 주차장에 지율스님이 손님 맞기에 분주하다. 보름을 앞두고 달빛과 반딧불이의 영롱한 빛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한 달빛음악회가 장맛비 때문에 물빛 음악회가 되고 말았지만 음악회를 준비하고 사람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 빛’은 한결같다. ‘천성산을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는 한마음뿐. 그래서 일까? 울산, 부산, 서울 등지에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은 날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의 손을 잡거나 삼삼오오 숲길을 걸어 법당으로 향했다.

이날 음악회는 천성산환경보존대책위원회와 양산사랑 참여시민 모임 ‘양동이’가 마련했다. ‘양동이’는 지율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만들어져 문화, 자연, 환경을 생각하는 250여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시민 단체.

간간이 내리는 빗속에서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장소가 내원사 주차장에서 대웅전으로 변경되면서 내원사 창건 1300년 만에 처음 열리는 음악회가 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산사를 휘감은 어둠 속에서 환히 불을 밝힌 법당은 무대가 되고 마루, 마당이 객석이 되어 음악회가 시작됐다. 객석은 내원사 주지 혜등스님을 비롯, 천성산을 아끼는 마음 하나로 종교를 초월해 참석한 예수성심전교수녀회 수녀님, 저녁 예불 후 참선 정진대신 박수부대로 나선 내원사 선방의 스님 등 3백 여명의 참석 대중들로 가득 찼다.

‘양동이’ 위원장 김명환 씨의 사회로 전영준씨의 자작시 ‘하늘의 뜻이려니’ 낭송, 이성호씨의 노래, 재즈 가수 최대호씨의 공연으로 무르익은 분위기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통도사 포교국장 정법 스님의 역동적인 수화무로 절정에 달했다. 사부대중의 박수소리는 높아갔다. 자연 사랑의 마음을 세상으로 울려 퍼지게 하고 싶은 지율스님의 바람이 담긴 이날 음악회는 참석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며 큰 공명으로 번져나갔다.

“어두운 길을 걸어오는 동안, 또 노래를 듣는 내내, 이렇게 아름다운 천성산이 반드시 지켜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된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지율스님은 “노선재검토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보긴 하겠지만 천성산 관통 노선이 강행될 경우, 용납할 수 없다”며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음악회, 사진전, 선서화전, 시화전 등을 꾸준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15일부터는 4박 5일간 천성산을 다시 오르며 사진, 동영상 자료 등을 모아 7월 말쯤, 사진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3-07-21 오전 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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