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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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불교 세계대회 참석차 내한한 술락 시바락사 법사
참여불교의 태두이자 사회비평가, 세계적 NGO 활동가인 술락 시바락사 법사가 2003 참여불교 세계대회 참석차 20일 방한했다. 술락 시바락사는 태국 군사정권의 부도덕함과 자본의 횡포에 저항하다 여러 번 기소ㆍ투옥됐다. 오랜 망명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평화와 인권, 사회정의를 외쳤고 1963년 군사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9년 참여불교국제네트워크(INEB)를 설립했으며, 주류교육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시도하는 정신교육운동(SEM)을 창립했다. 이러한 활동의 공로로 1993년과 1994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으며, 현재 ‘신자유주의 반대’와 ‘지속 가능한 개발’ 그리고 ‘평화’운동을 지향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다음은 7월 20일 오전 정토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시 일문일답.

▲이번 대회 참여 소감은?
-현재 서양에서도 불교가 강세지만 명상만하고 사회문제는 별개로 생각한다. 불자들이 유념해야할 것은 사회 정의와 내면을 평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참여불교다. 불자들의 책임은 네트워크 이뤄 서로 도반이 되는 것이다. 도반이 돼 중생구제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INEB가 창설된 목적이다. 한국에 오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은 불교가 강한 국가지만 내면에만 치중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외면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젠 한국에도 여러 참여불교 단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북 문제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패권주의도 평화 이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지만 불자들에게는 선과 악이 없다. 따라서 악의 축이란 있을 수 없다. 평화를 이루려면 내면적으로 선행해야하고 초종교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번 달 말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도 초종교적인 협력과 연대를 이룰 것이다.

▲부처님은 왕족임에도 불구하고 중생구제를 위해 희생했다. 하지만 현대는 부처님 당시와는 다르다. 현대인들은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때 참여불교를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포교할 수 있는지.

-학교에서는 지식만 가르치고 언론에서는 폭력만 부추긴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 불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불교가 미국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욕심을 어떻게 누그러뜨리는가, 어떻게 자비심으로 변화시키는가, 미움을 지혜로 변화시키는가 하는 것들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하다.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이라크 전에 대해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달라이라마께서 말씀하신 것이 있다. 즉 ‘내면의 평화를 못 이루면 진정한 평화는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 천년에는 욕심과 권력 넘어 자비와 용서, 지혜로 이뤄지는 한 세기가 되었으면 한다.

▲근대화와 개발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되자 불교가 대안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교가 현대인들에게 위안은 되지만 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과 신자유주의는 어떤 의미인가.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성제 중 고성제에 관해 생각해보자. 개발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세계화 자체도 개발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선진국 사람들이라도 세계화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결과를 알고 있으면 그에 대한 원인을 접근을 할 수 있다. 원인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권력 집중과 언론 통제에서 나온다. 참여불교는 이런 것을 거스르는 것이다. 언론이 통제돼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불교 사상을 알고 있다면, 이해와 지혜를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 부처님 말씀에 근거 해 비폭력적이고 반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2003 참여불교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의미는 무엇인가. 남북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불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박사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모든 참여불자들은 주류 불자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주류 불자들이 원칙적으로 나쁘다며 외면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반으로서 변화와 이해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해야한다. 내가 만나본 바로는 이슬람인, 기독교인 다 훌륭하다. 모든 사람들을 불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이해와 공감 이뤄내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 하고 있다. 미국에서 억압의 씨앗을 보게됐고, 이를 억압과 희망의 씨앗으로 변화시키려고 한다. 이라크 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비폭력적이고 자유로운 것을 보았다. 여기서 희망을 발견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흑백 논리는 안 된다. 먼저 듣고 이해하고 싶다. 북한에도 가보고 싶다. 북한에 가서 이해와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고 싶다. 한국은 전통 불교가 있긴 하지만 현재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도반들을 만나는데 주력하고 싶다. 우정을 북한에도 전달하고 동북아 거대 권력에게도 전달하고 싶다.

▲이라크 전 이후 한반도도 위기상황이다. 이런 때 북한돕기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인권적인 문제로 접근해 도와줘야 한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군사력 증강 위험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것이 불교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말한다면 태국에도 미얀마 난민이 많다. 태국에서 공식적으로 미얀마 사람들을 초청해 교육시키고 있다. 이런 문제에서 흑백논리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

▲한국에서 참여불교는 초보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적인 네트워크에서 한국 참여불교 단체들이 해야 할 역할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불자는 늘 소수다. 나는 한국 참여불자들과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회에서 협력과 연대를 일굴 것이다.

▲참여불교쪽 입장은 이슬람 근본주의와 비슷한, 불교 근본주의 의미인 것 같다. 불교 전통과 근대화, 자본주의와 조화를 이루려는 흐름은 없는가.
-모든 참여불자를 대표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근대화와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대 권력들이 세계화와 근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시 정권을 반대한다. 세계화가 진실하다면 찬성할 수 있다. 여기서 진실한 세계화는 예를 들어 모든 노동자들이 똑같이 급여를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빈익빈 부익부일 뿐이다. 다시 말해 진실한 세계화는 모두가 똑같이 부를 소유하고 분배해서 모두가 충분하게 가지는 것이다. 근대화와 세계화 자체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본 이슬람주의에서 지적하는 미국의 패권주의에는 공감한다.

▲참여불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중산층 불자는 편안하고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저에게 누군가 질문했다. 당신이 보통 사람들의 괴로움을 아느냐고. 이후 농부들이나 어려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목격했다. 그래서 변화됐다. 영성에 힘을 실어줬다. 참여불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태국도 물질주의에 빠져있으나 불교문화가 태국 사회에 긍정적으로 영향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태국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체가 있다. 이런 단체가 태국에 있다는 것이 태국 변화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내면의 평화로 사회 평화를 이뤄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염원하지만 전쟁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평화라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박사님은 개인적으로 절망해본 적 있는지. 평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나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괴로움은 있다. 하지만 원인을 알게되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베트남 전 반대 운동은 폭력적이었지만 이라크 전 반대는 비폭력적이었다. 여기에서 사회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종교화가 아니라 영성화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21세기는 영성의 세기다. 현재 닥친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고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3-07-20 오후 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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