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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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외국인 노동자 돕기 현주소는?
천주교가 운영하는 갈릴래아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 3백여명이 안산 원곡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보고 있다.
【전문】‘삼파키타(필리핀 국화)’ 공동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지난 1995년 필리핀 이주 노동자를 위해 서울 혜화동에 마련해준 신행공동체다. 천주교는 이곳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매주 일요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 사제가 올리는 미사에 참여토록 도와주고 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날 물건도 사고팔고 고국의 소식까지 접하는 등 혜화동 대학로를 ‘한국 속에 작은 필리핀 거리’로 만든다. 개신교도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안산 등 전국에 이 같은 외국인 노동자 지원시설을 만들어 주고 있다. 두 종교는 불교권 국가인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지원의 폭을 넓히는 등 활발한 외국인 노동자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종교계가 이처럼 외국인 노동자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종교계가 운영 중인 외국인 노동자 시설 현황과 불교계의 활동 현주소를 짚어본다.

▼ 외국인 노동자 실태=2003년 2월 기준, 외국인 노동자 수는 36만7천여 명. 이는 1987년 6천4백여 명에서 무려 57배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미등록 불법체류자 수도 4천2백여 명(65.5%)에서 28만7천여 명(78.4%)으로 68배나 증가했다. 지난 88 서울올림픽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부의 ‘저임금 노동력 확보’ 차원에 따라 대거 한국에 들어왔고, 이 과정에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인종 차별 등 외국인 노동자들의 직ㆍ간접적 피해가 급증했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이하 외노협)가 지난 2001년에 발간한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백서>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 △미성년자 고용 △사업장 내 폭행 △인신 구금 △여성 노동자 성폭행 △입국을 위한 거액의 수수료 요구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종교계의 지원 활동=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문제에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곳은 다름 아닌 종교계다. 종교 본래의 사회적 역할은 바로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다. 인권 상담, 의료 지원 등의 활동을 통해 포교(선교)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종교계가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나서고 있는 한 이유다. 또 외국인 노동자가 자국으로 돌아가 해당 종교를 알리는 포교사(선교사)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어, 이런 목적으로 천주교ㆍ개신교 등은 외국인 노동자 지원 단체를 꾸준히 개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뛰어든 종교는 천주교다. 지난 1986년부터 부산ㆍ인천 등에서 사목활동을 벌여오고 있는 천주교는 말씀의선교수도회, 예수회, 착한목자수녀회, 예수성심전교 수도회 등의 단체들이 인권 관련 상담, 진료활동, 귀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개신교도 경남외국인노동자 상담소를 비롯해 광주외국인근로자선교회, 안산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 남양주시 여성교회 이주노동자여성센터, 서울 조선족복지선교센터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불교신문이 7월 현재 종교 단체의 외국인 노동자 지원 시설 현황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체 40곳 시설 중 개신교는 20곳(50%), 천주교 14곳(35%)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교계는 김포 외국인노동자인권문화센터와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 등 단 2곳(5%)에 불과했다.

천주교ㆍ개신교 등의 지원 시설이 85%에 달하다 보니, 불교권 국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개종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50% 내외에 달하는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등의 불교권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또 무종교 외국인 노동자들의 종교 선택도 천주교ㆍ개신교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불교권 국가로 알려진 중국, 베트남, 몽골 등의 무종교 외국인 노동자들의 천주교를 포함한 타종교 선택 비율이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지난 2001년 12월 문을 연 경불련 김포외국인노동자인권문화센터는 이 지역 검단 양곡 등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과 체불임금 의료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또 선재마을의료회가 27일 부천 석왕사에 외국인 노동자 전용 무료진료소를, 또 전남 광주 자비신행회가 25일 ‘한꽃외국인 노동자 쉼터’를, 서울 조계사가 외국인 안내소를 중심으로 불교국가 노동자들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천주교ㆍ개신교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다.

김포외국인노동자인권문화센터 구본희 간사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갖춘 타종교 시설에 불교권 외국인노동자들이 몰리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을 받아 줄 불교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불교의 접근방향=불교의 사회활동 분야는 복지나 환경에 치우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인권이나 여성ㆍ아동 등의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차적 과제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도 이런 인식전환 없이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 사찰이나 신행단체들이 외국이 노동자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결국 불교계는 궁극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근본적으로는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불교가 말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이념이 사회 속에서 용해될 수 잇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외국인 노동자 지원을 '한국불교의 세계화'의 출발선상에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한국불교의 세계화 방법을 먼데서 찾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천주교ㆍ개신교 등이 그간 수많은 선교사를 해외에 파견해왔음에도 불구, 아시아 불교문화권에 신자 수가 늘지 않는 이유를 현지의 중ㆍ하층 선교 실패에서 찾고 있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또 이들 종교단체가 해외 선교전략을 국내 이주 외국인 노동자 선교로 전환한 배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교계는 우선 종단 차원의 지원을 통한 성공사례를 마련해야 한다. 불교 지원 프로그램 메뉴얼 제작 △법률 및 의료 분야 신행단체 간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교구본사별 외국인 노동자 쉼터 개설 △불교권 외국인 스님 초빙, 자국 노동자 포교 전담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외국인노동자 대책협의회 정진우 공동대표는 “내년 7월부터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제가 병행된다”며 “이는 기존 80%에 달하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3년간의 합법적 체류자로 역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된 만큼 불교계의 다각적인 지원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3-07-18 오전 8:58:00
 
한마디
독자님의 리플 잘 읽었습니다. 우선 종교계 지원 단체 현황은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회원단체들을 중심으로 취재했습니다. 물론 이달 27일, 25일 문을 여는 선재마을의료회의 부천외국인노동자 전용 무료진료소와, 광주의 한꽃노동자쉼터까지 포함한다면 불교계 지원 단체는 총 4곳입니다. 독자님께서 알고 계신 불교계 단체가 있다면 제 커뮤니티에 올려주십시요. 또 독자님께서는 외국인노동자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말입니다. 참 그리고, 부산경남봉사단이 방글라데시 노동자를 위해 매달 식사대접을 한다고 하는데 이곳 연락처와 실무자를 함께 커뮤티니에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3-07-18 오후 5:33:26)
24
부산경남봉사단(불교계)에서도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을 초청 매달 식사를 대접한다고 합니다... 기자분...불교계에 2-4곳은 더 있는줄 압니다. 조사는 제대로 하고 글을 쓰시는건지요........
(2003-07-18 오후 4:43:40)
25
부산경남봉사단에서도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을 초청 매달 식사를 대접한다고 합니다
(2003-07-18 오후 4: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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