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철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실상 내용을 살펴보면 종교적 교리나 불교사의 서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교와 철학이 융합되고 이론과 실천 수행이 분리되지 않는 그 사상적 깊이와 심오함은 별도로 하더라도 일단 연구 자료의 양이 서양 철학 전체와 맞먹을 만큼 방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을 단 한권의 책으로 묶어 낸다는 것 자체가 극히 요약적이고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불교철학의…>는 자칫 뜬구름 잡는 듯한 설명이나 설교로 비칠 수 있는 불교의 핵심이론을 논리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철학적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석가의 생애’, ‘불교의 근본 교리’, ‘인도의 이상주의’, ‘중국의 현실주의’, ‘한국의 주체주의’ 등 다섯장으로 나누고 있다. 이 책은 근본불교에서부터 이미 저자의 관심에 따라 무아(無我)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즉 저자는 무아의 자각으로부터 공(空)과 일심(一心)을 깨달아 해탈에 이르고자 함을 불교의 핵심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불교를 자아와 무아, 그리고 마음과 일심의 문제로 일관해 보면서 그 안에서 인간 개체 존재와 우주 세간까지를 설명하려 했다.
불교철학의 전개, 인도에서 한국까지
한자경 지음
예문서원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