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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개봉하는 국산 애니메이션 ‘원더플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42)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며, 아름다운 마음을 먹으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요.”라며 영화의 결론부터 말을 시작한다.
서기 2142년 시실 섬을 배경으로 전쟁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원더풀…'는 기획까지 합하면 제작기간 총 7년, 참여 스태프만도 350명에 달하며 제작비는 126억원이 소요된 대작이다. 유난히 긴 제작 기간은 ‘원더풀 데이즈’가 2D와 3D 애니메이션, 미니어처 실사 촬영 등 3가지 방식을 합성한 ‘멀티메이션(Multi-mation)’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전통적인 2D 셀 애니메이션, 전투기와 오토바이 같은 탈 것들과 배경 일부는 입체적인 3D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졌으며 배경과 건물은 미니어처를 제작해 촬영한 것이다. 그래서 실사영화를 연상시키는 사실감과 질감이 최대한 반영된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역의 빛깔과 영상을 창조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태양빛을 보기 힘든 서기 2142년의 미래. 오염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특권층의 도시 에코반과 식민지 같은 마르가 주무대다. 푸른 하늘을 되찾으려는 수하, 그의 어린시절 친구이자 현재는 에코반의 정찰대원인 제이, 제이의 동료이자 수하와 라이벌격인 시몬이 주인공이다.
1988년부터 ‘하벤’ ‘환타’ ‘치토스’ 등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숱한 광고를 히트시킨 CF감독 출신인 김 감독은 “화면에서 안개가 흐르는 장면을 얻기 위해 미니어처 세트장에 스모그를 뿜어놓고 찍었다. 그 위에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인물들을 덧입히는 작업이 고되긴 했지만, 그 덕분에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중량감과 깊이를 담아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렇게 공을 많이 들인 것에 비해 에너지 전쟁이 지구를 휩쓴 이후의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스토리가 단순하고 상투적이라는 평론가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라는 장르는 90분 동안 화면을 통해 즐기는 일종의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헐리우드식 영화처럼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해 줄바에는 차라리 책을 자세히 읽는 것이 낫다”고 잘라 말했다. 또 “영화는 이미지만으로도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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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을 한꺼풀 벗기면 그것이 바로 ‘원더풀 데이’입니다. 영화 한편으로 모든 관객들을 구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제가 기획한 의도를 눈치 챈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며 미소짓는 김 감독은 시대극에 SF적 요소를 섞어놓은 차기 작품을 구상중이다.
▲‘원더플데이즈’는 어떤 영화인가?
△제작: 제작사는 삼성벤처투자(주)이며, 7년간 126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제작비용을 갱신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촬영기법: 2D ? 3D ? 미니어쳐 실사까지 멀티메이션 기법이 사용됐다.
△용량: 3가지 방식의 이미지를 한장면에 합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주일, 완성본의 전체 용량은 2만 기가바이트다. 하드 드라이버 용량이 100 기가바이트인 컴퓨터 200대 분량이다.
△줄거리:AD 2142년. 오염물질을 태워 에너지를 얻은 남태평양의 도시 에코반에 침입자가 발생한다. 에코반 순찰대원 제이는 그가 자신의 첫사랑인 수하임을 알게 된다. 한편 대기가 맑아지면서 에코반의 에너지원도 점차 줄어들자 위기를 느낀 에코반 권력자들은 난민들의 터전인 마르를 태워 에너지를 충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운다. 두 도시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제이를 사랑하는 경비대장 시몬은 에코반과 제이를 지키기 위해 수하를 제거하려 한다는 사랑과 운명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