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부터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권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태풍 루사 등의 수해를 입은 경북지역 문화재 상당수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북도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태풍 루사 등 집중호우로 경북지역 지정 문화재 33개소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18개소는 현재 복구가 완료된 상태이거나 80% 이상의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15개소의 문화재에 대해서는 대부분 30% 이하의 낮은 복구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 발생시 수해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문화재 보존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직지사 삼층석탑 등 15개소 30% 이하의 복구공정 보여
특히 태풍 루사의 피해로 탑신이 떨어져 나간 보물 제1186호 김천 직지사 청풍료 앞 삼층석탑은 관계전문가의 자문이 늦어지면서 지난 6월 30일에야 설계가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석축이 붕괴된 유형문화재 318호 경주시 외동읍 감산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도 복구공사가 20%의 공정에 머물러 있는 등 상당수의 문화재가 대비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수해를 입지 않은 경상북도내 다수의 문화재도 역시 재해·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점검되었다.
경상북도가 지난달 문화재 재난·재해 대비 사전점검 결과 상주의 용산정사(문화재자료 438호), 청송 수정사 대웅전(문화재자료 73호), 봉화 창랑정사(문화재자료 434호) 등이 지붕의 노후쇄락으로 비가 새거나 붕괴위험이 제기되는 등 모두 15건이 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상북도는 누수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장막을 설치하는 등 부분적인 긴급보수를 실시하고 중요 문화재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어놓고 있지만, 지역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런 소극적인 대책만으로는 문화재의 안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