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수호지’‘금병매’와 함께 중국 4대 기서(奇書)로 불리는‘서유기(西遊記)’가 완역돼 나온다. 이번 완역은 지난 99년 대산문화재단이 실시한 외국문학 번역공모에 응한 임홍빈(63)씨가 3년여를 공들인 결실로, 현재 1~3권이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오는 내달까지 총 1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중역본 혹은 발체본으로만 소개됐는데 이번에 가장 권위 있고, 널리 읽힌 판본을 직역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작업의 의의가 있는 셈이다.
이번 완역본의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를 기준으로 옮긴이의 해제 600장을 포함, 총 1만6000여장. 임씨는“이번 번역 작업을 진행하면서 너무 많은 공부를 했다”면서 “팬터지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소재 정도로만 알려진‘서유기’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손오공은 변혁의 원천, 저팔계는 농민, 사오정은 원리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관리, 신령들은 부조리한 기성 세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서유기’는 7세기 초 당나라 스님 현장이 오늘날의 인도 지역을 여행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저자 오승은(1500∼1582)은 여기에 허구를 가미, 삼장 법사와 손오공 일행이 불경을 가지러 천축을 여행하는 과정을 그렸다.
서유기 1ㆍ2ㆍ3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문학과지성사
각권 8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