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불교 즉 근본불교는 부처님께서 열반 하신 후 100년까지의 불교를 말한다. 그래서 근본불교는 가장 초기의 불교로 부처님 가르침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뒤이어 발달한 부파불교와 대승불교도 근본 불교의 기초위에서 발달했다. 따라서 불교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근본 불교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이런점에서 잇달아 출간한 일본 불교학자 평천장씨의 <원시불교의 연구>와 불교방송과 불교TV에서 오랫동안 근본불교를 강의해 온 강건기 전북불교대학장이 쓴 <근본불교>는 부처님 당시의 불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원시불교의 연구>는 계와 율의 성격 분석과 차이점 등 율학의 기본 개념들에 대해 명쾌하게 밝혀 놓았을 뿐만 아니라, 승가의 기본적인 성격과 인도 사회에서의 발전 배경과 변천 과정 등 교단 조직의 원형에 대해서 치밀하게 고찰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석가모니는 제자들과 함께 종교단체를 만들었는데 이것을‘상가(Samgha, 승가)’라고 했다. 이‘상가’에서 자기가 품고 있던 이상사회를 실현하려 했으며, 그 이상은 바로 화합과 자비였다. 그 때문에 ‘상가’를 ‘화합승’이라고 하며, 이것이 바로 자비와 평화를 실현하는 단체를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석가모니가 생각하고 있던 평화가 어떠한 성질의 것이고 또한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 실형하려고 했는가라는 것이다. 권력이나 무력으로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해도 자비와 평화는 성립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그것이 이어진다고 하는 것만으로는 고귀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바로 자비와 평화의 실현 방법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점들을 중심으로 원시불교시대 교단생활의 구체적인 모습을 밝히고 그것에 의해 근본불교 사상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불교 교단에 있어서 승가의 위치’, ‘상가 형성의 역사’, ‘계율의 의미’, ‘상가의 구성원’, ‘상가 통제를 위한 벌칙’ 등 상가 교단 조직에 대해 6백페이지에 걸쳐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명시해 놓았다.
이에 비해 <근본불교>는 근본불교의 정의와 중요성에서 출발한다. 특히 저자는 근본불교가 불교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불교가 근본불교를 소홀히 해왔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 대해 근본불교를 소승으로 취급하는 대승적 편견을 꼽는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근본불교를 소승의 부파불교와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부파불교는 부처님의 정신을 벗어나 개인의 완성을 중시하는 불교이다. 그래서 부파불교는 대중들로부터 멀어졌고 그래서 바로 대중불교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대승불교는 부처님의 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에서 시작됐다. 부처님의 근본정신을 담은 불교란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근본불교라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불교야 말로 대승불교의 기초가 되는데, 대승불교를 자처하는 우리 한국불교가 그 기초가 되는 근본불교의 가르침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원시불교의 연구>가 상가 교단의 조직체계를 속속들이 파헤친 책이라면 이 책은 교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연기와 자비’, ‘12연기’,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등을 강의식으로 쉽게 설명해 놓았다.
원시불교의 연구
평천창 지음, 석혜능 옮김
민족사
2만5천원
근본불교
강건기 지음
부처님세상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