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승’, ‘보리울의 여름’, ‘오세암’을 비롯한 한국 불교영화와 인도의 대중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7월 10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열리는 ‘제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바로 그것. 지난해보다 20여 편 늘어난 190여 편(장편 100여 편, 단편 90여 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상영관도 지난해까지 운영돼온 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 문화센터, 소사구청 소향관 외에 씨네올의 3개관이 추가됐다.
뚜렷한 불교색을 띠는 불교영화는 많지 않지만 자아를 향한 사랑과 생명존중, 인도문화 등을 소재로한 영화들이 몇편 눈에 띤다.
이중 폐막작으로 선정된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감독·윤재연)은 가부장제 사회를 통렬히 풍자한 단편 ‘사이코 드라마’로 주목을 끈 작품. 인간의 불안심리 묘사를 탁월하게 표현한 이 영화는 소녀들의 자아를 향한 사랑, 기이한 우정을 세심한 드라마로 빚어냈다.
특별전 ‘매혹과 열정의 볼리우드’ ‘가이 매딘 특별전 ‘홍콩영화의 전성시대:쇼 브라더스 회고전’ 등도 기대되는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볼리우드’는 봄베이와 헐리우드를 합친 말로 뮤지컬이 섞인 인도의 상업영화를 가리킨다. ‘데브다스’, ‘컴퍼니’, 등 이번에 소개되는 볼리우드 영화들은 인도에서 최고인기를 모은 작품과 최고 감독들의 최근작들이다. 이외에도 ‘후카사쿠 긴지 추모전’과 특별상영으로 ‘카시 삼부작:생명과 문명의 불협화음’ ‘나이박이 들고 온 오래된 영화상자:길, 뮤지컬, 카툰’ 도 눈길이 가는 영화들이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는 특정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장르가 아니라 가족모두참여해 즐길 수 있는 패밀리섹션을 강화한 것”이라며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환타스틱의 참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개최 취지를 설명한다.
(부천영화제 상영 불교작품)
△동승(감독 주경중)
조그만 산사에 사는 세 명의 스님. 꼬마 스님 도념과 총각 스님 정심, 그리고 큰 스님인 노스님이다. 영화는 세 명의 스님을 통해 캐릭터별로 테마를 보여주는데, 꼬마 스님인 도념의 경우에는 성장영화적인 부분, 정심을 통해서는 종교적 의무와 개인적 욕망의 관계, 노스님을 통해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도와 이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사계(四季)와 그 안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볼거리다.
△보리울의 여름(감독 이민용)
시골마을 보리울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신부와 수녀, 그리고 스님과 그 마을 아이들의 이야기. 보리울 아이들이 단결하여 읍내의 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과 시합을 벌인다. 수녀와 신부, 스님은 이를 둘러싸고 견해 차이를 드러내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견해 차이에 의한 긴장감 속에서 관용의 정신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는가를 우화적으로 풀어낸 영화.
△ 오세암(감독 성백엽)
다섯살 길손이가 엄마를 만나는 슬픈 기적에 관한 이야기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명작동화이다. 특히 한국형 가족 애니메이션을 표방해 화려함과 일시적 재미를 추구하는 기존 애니메이션과 차별화해 따뜻한 동심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