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등록 종교계 복지법인과 종사자의 종교 일치율
불교 천주교 개신교
전체시설 수 115곳 620곳 2,000여 곳(추산치)
종사자 수 1,820여명 8,928명 30,000여 명
종사자 종교 일치율 48% 65.4% 8~90%
【전문】불교복지가 그간 양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불교적 마인드를 갖춘 사회복지사가 시급히 양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복지법인들이 사업방향을 자체 시설 건립으로 전환, 자기 프로그램 개발과 설립 이념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중점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인력 양성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뜯어고쳐 불교복지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선현장의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불교사회복지사를 양성해야 하는가. 그 필요성과 불교복지 인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수탁위주 사업, 인력양성 '필요성 못느낀다'=6월 현재 불교복지법인의 시설수탁위존율은 89.6%(103곳). 이는 개별 시설법인을 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전국 단위 법인인 조계종·천태종·진각종·총지종의 산하시설 115곳에 대한 위탁시설 비율로, 이들 법인 절대 다수가 자기 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수치다. 또 불교복지가 그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의 시설 위탁에 치중한 사업을 벌여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수탁위주의 불교복지 사업 전개는 불교복지 인력양성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대부분이 위탁·운영시설이다보니 불교복지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운용 자체도 힘들게 되고, 심지어 불자복지사를 채용할 필요성까지 못 느끼게 되는 원인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불교적인 자체 복지마인드가 형성되지 않아, 불교복지의 전문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가 초래됐다.
턱없이 부족한 종립대 사회복지학과 수도 불교복지 인력양성에 제약이 되고 있다. 불교종립대에서 사회복지사를 배출하는 곳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동국대 불교대학원 및 행정대학원, 위덕대, 중앙승가대, 올해 개교한 금강대 등 총 6곳. 이들 교육기관에서 매년 100여 명이 졸업, 6~70%의 취업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 중 불교복지시설로의 유입은 평균 50%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반면 천주교 11곳, 개신교 50여 곳의 대학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사회복지사는 무려 3천여 명으로, 이들 3명 중 2명이 천주교·개신교 복지시설로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북 B복지관은 위탁·운영하고 있는 스님은 "수탁체인 해당 지자체로부터 지나친 행정 간섭을 받고 있는 처지에 종사자까지 불자들을 우선시해서 채용한다면 인사문제가 생긴다"며 "어차피 불교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아예 지역사회의 인력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종교와 관계없이 지방대학 출신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복지사, 왜 양성해야 하는가=이유는 간단하다. 불교복지 전문성 제고에 있다. 이는 불교사상에 근거한 복지사업을 충실히 펼칠 수 있는 불교복지 인력의 원활한 수급 차원에서 요구되고 있다. 특히 불교복지의 정체성 확보에 가장 현실적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불교복지사업이 단순한 '자선사업'이 아닌 불교사상에 입각한 사회복지 전달체계로 구축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할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는 불교복지시설 종사자의 불교신자 비율과 타종교 복지시설에서의 종사자 종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지가 전국 단위 불교복지법인 4개의 산하시설 종사자들의 불교신자를 조사한 결과, 총 종사자 1,820여명 가운데 불자는 48%(87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산하 시설 620곳의 전체 종사자 8,928명 중 65.4%(3,093명)가, 개신교는 3만여 종사자 중 7~80% 정도가 신자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카톨릭 사회복지법인 박중빈 총무부장은 "천주교 복지는 자체 건립 시설이 75.8%에 달해 설립 이념에 따른 자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종사자를 선발할 때 신자들을 우대해 뽑았기 때문에 천주교 신도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력양성 순환시스템' 만들어야=대학, 법인, 종단 등이 참여하는 불교복지 인력 활용을 위한 인재풀이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육-채용-취업 알선' 등이 순환되는 불교복지 인력양성 시스템으로, 인적 자원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단계별·통합적 접근 방식이다. 그간 개별적인 이들 기관의 활동을 '예비사회복지인력' 양성 차원에서 집중, 유기적인 관계를 모색하는 것이다.
불교계 복지법인 가운데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진각복지재단이다. 복지인력양성 3원 체제를 구축 시스템은 위덕대가 사회복지학과 커리큘럼에 불교사회복지론, 불교사회복지세미나 등 관련 과목 4강좌를 개설해 복지인력 양성 전 단계를 책임지고, 진각복지재단은 이들을 우대 채용하는 한편 진각종은 위덕대와 진각복지재단 사이에서 취업알선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종사자를 위한 불교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신입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3개월 과정의 불교기초강좌를 수강토록 배려하고 있고, 상주냉림복지관은 철야정진법회를, 사회복지 승가원도 종사자 불교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이호걸 총무부장은 "불교사회복지사 양성시스템 구축은 불교복지의 질적·내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핵심이 되는 과제"라며 "시설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중간관리자급도 포함된 '불교복지인력은행'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