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입적하고 안계신 혜암 종정스님께서 수행하셨던 곳이었다. 예전에 갔던 산길이 생각나지 않아 다른 산길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겨우겨우 암자에 다다를 수 있었다. 문경 희양산 백련암… ”
소설가 정찬주 씨가 내놓은 <길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회향편>은 문경 희양산 백련암 일주문에 발을 내디디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필자는 ‘영화 동승’의 촬영지인 안동 봉정사 영산암을 거쳐 장성 산청 지리산 법계사에 이르기까지 18곳의 암자를 찾는다.
거제도 총명사에서는 남도의 봄기운을, 울주 내원암에서는 모기가 물어도 미소짓는 수행자들의 인자한 그림자를 또렷이 본다. 그런가 하면 동백 꽃망울에 둘러싸인 향일암에서는 무심한 바다를 가슴에 담고 싶은 상념에 빠져 쉽사리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글쓴이가 이번 출간을 위해 4년여 동안 찾아간 암자는 50여 곳. 30여곳이 책에서 빠져 있다. 그래서 미루어 두었던 암자들을 중심으로 내년에 <암자로 가는길>의 후속편을 낼 예정이다.
길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정찬주
해들누리
9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