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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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언론인회, 창립 5주년 ‘불교포럼’ 개최
불교와 언론이 새로운 관계정립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불교언론인회(회장 공종원)가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처음 마련했다. 6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불교와 언론’이란 주제로 열린 불교포럼에서 토론자들은 ‘한국불교의 피해의식 탈피’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자세 지양’이 올바른 관계 구축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은윤(전 중앙일보 종교대기자)의 기조발제에 이어, 이선민 조선일보 기자 김재일 보리방송모니터회장 박경훈 전 법보신문 주필 등의 주제발표와 강신철 (경향신문 전략기획본부장) 김무곤(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준영(방송위원회 상임방송위원) 지광스님(능인선원장)이 토론에 나섰다.







▲이은윤 (한국불교언론인회 지도위원, 전 중앙일보 종교 대기자)
-내ㆍ외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수행, 포교 사명 이뤄

모든 종교의 수행과 포교는 자기 내적 또는 대외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불교에서는 참선 수행을 통해 내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고, 중생제도를 통해 대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룬다.

내적 커뮤니케이션은 자신과 자기 내부 불성간의 소통이다. 내부의 불성은 역사적인 경험과 시대에 맞는 언어, ‘소동파의 오도송’과 같은 시청각적 법문을 통해 끌어낼 수 있다. 이같은 내적 커뮤니케이션은 견성을 위한 필수과정이다. 불성은 견성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기에 견성을 가리켜 불교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적 소통 못지않게 대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역시 중요하다. 포교라는 본연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안거(安居)에 남녀 신도를 대거 수용하는 ‘개방형 선방’을 제시해 본다. 이와 함께 언론의 불교기사 보도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최근의 교의적 접근이 경시됐던 새만금 기사를 다시 살피고 참선과 뇌개발의 상관성에 초점을 둔 기사 등에 주목해, 불교와 일상을 연관시키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선민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
-불교계,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때

불교계의 현주소를 압축해 ‘안정’이라 표현하려 한다. 종책 대결로 승부했던 총무원장 선거를 비롯해, 승려 교육제도의 정비와 지역 실정에 맞는 포교활동, 생태공동체의 실험 등은 안정에 기반한 긍정적 변화다. 이와 함께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등 다른 불교 종단들의 활동 역시 활발해졌다. 이 같은 불교계의 모습은 언론보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간지의 불교 관련 기사가 타종교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불교계는 안정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꿈꿔야 한다. 불교는 타종교, 특히 기독교와의 관계에서 상당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대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제1 종교다운 당당함과 여유로움을 보여주자. 동시에 자기중심주의를 탈피,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으로써 사회와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또 사회 당면 문제와 관련, 불교적 관점의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비구의 위상이 압도적인 불교계 내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부대중이 균형을 이루는 공동체 정립에 앞장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더불어 조계종과 타 종단 간의 관계 역시 좀 더 긴밀해질 수 있도록 분야별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재일(보리방송모니터회 대표)
-불교에 대한 선정적 보도 심각한 수준

방송의 불교에 대한 역기능은 편파, 왜곡, 폄하 등으로 나타난다. 불교왜곡 사례도 기정사실이나 진실을 허위, 과장, 축소하는 경우 등으로 드러난다.

94년과 98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종단의 내분을 ‘난투극’, ‘전쟁터’, ‘공방전’ 등으로 묘사한 것은 알권리 차원을 넘어선 방송폭력이었다. 이 보도는 언론이 종단사태를 보는 역사적 안목이 없이 그저 종권을 둘러싼 폭력사태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불교 관련 TV 문화 프로그램이 주로 전통문화에 관련된 것만 다루는 것도 문제점이 있다. 일부 방송작가들의 불교 폄하와 의도적 불교 매도 역시 심각한 문제이며, 방송위원 인사도 종교편향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신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방송과 마찬가지로 94년과 98년 조계종 종단 사태를 선정적으로 보도한 점과 95년 소쩍새마을 사건, 97년 석용산 스님 사건을 통해 수행자의 신뢰성과 불교의 위신을 실추시킨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또 2003년 3월14일 부산시청 앞 ‘자연환경 보전과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불교도 정진대회’를 연합뉴스가 ‘부산 경남 시민종교대책위’가 주최한 것으로 보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박경훈(법보신문 전 주필)
-불교언론 호법정신으로 무장해야

불교계는 TV와 라디오 등 전파매체와 150여종의 정기·부정기 간행물을 갖고 있어, 언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자 1인당 배당되는 지면의 양이 과중하고 포교사로서 능력을 갖춘 인력이 확충돼 있지 못하는 등 불교언론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진다. 불교 언론의 불확실한 미래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유사종교도 불교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불교 언론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불교 언론은 사이비·유사불교와 분별없이 밀레니어니즘에 매혹되는 세태와 경향을 감시하고 경종을 울리는 임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이비·유사종교로부터 부처님의 정법이 침해받지 않고 중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교 언론이 호법정신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불교신문의 전신인 대한불교신문의 불공정 인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공정하지 못한 인사는 언론의 화합을 깰 수 있다. 따라서 공정한 인사를 하는 것은 불교 언론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경쟁지와 광고에 대한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불교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지정 토론자의 말
“불교관련 언론의 역기능에 대한 모니터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극 동의한다. 다만 다른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개별 사안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다는, 긍정적인 기사에 대해 격려의 글도 보내주는 것도 불교와 언론의 관계정립에 좋다고 본다.” (강신철 경향신문 전략기획본부장)

“잘못된 보도나 기사를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보도 또는 기사화가 안됐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이는 불교와 언론이 ‘뉴스가치’ 판단을 놓고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한국불교는 단순한 선전 및 홍보 단계를 벗어나 적극적인 불교 PR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불교 관련사건 기사에 일일이 매달려 작은 싸움을 벌이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불교가 언론에 피해의식을 느끼기보다는 이 시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큰 싸움’을 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불교와 언론이 공생하고 상승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박준영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한국불교가 피해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원인은 불교계 전반에 걸쳐있는 인재의 중과부족에서 비롯된다. 미시적인 문제보다 거시적인 틀에서 불교와 언론의 관계 정립을 모색해야 한다. 또 불교계의 각성이 필요하다. 언론매체에 대한 계몽활동을 펼칠 언론인불자들이 양성돼야 한다.” (지광 능인선원장)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3-06-17 오전 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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