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교미술의 원류로 지목받아온 간다라 미술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지난 해 8월과 올 2월 파키스탄의 주요 5개 박물관에 소장된 간다라 불상 2천5백여 점을 조사하고 돌아온 한국불교미술사학회(회장 문명대)가 최근 그 조사보고서인 <파키스탄 박물관의 간다라 불상 조각 연구>를 펴냈다.
19세기 말 서구미술사학자들의 조명을 받은 이래 간다라 미술에 대해서는 그 동안 적잖은 연구 성과가 있었다. 일본만 하더라도 60년대부터 유적 발굴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자체 발굴 유물로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조사는 세계에선 처음으로 파키스탄 주요 박물관에 소장된 간다라 불상 전체를 실측 조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문명대 교수는 “간다라 미술의 중심지인 파키스탄의 중요 박물관에 간다라 불상 수천점이 있다는 정도는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확한 파악이 안 돼 있다”며 “전체적 관점에서 체계화시킴으로써 몇몇 국보급 불상 위주로 진행돼 온 간다라 불교조각사 연구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일차적으로 페샤와르, 스와트, 탁실라, 디르, 라호르 박물관에 소장된 불상을 도상형식, 존상 형식, 출토지역별로 분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체적인 시대 구분까지 시도했다.
“간다라 미술은 불교미술 연구의 기본이면서 우리와도 직접적 관계가 있다”는 문 교수는 “우리 나름의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한국 불상 연구도 큰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2차년도(~2004년 7월) 마애불과 사원 현지 조사, 3차년도(2004년 8월~2005년 7월) 주요지역에 대한 발굴조사에 이어 국제학술행사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