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 자금 부족 속 내년 봄 개원도 불투명
동국대 불교병원의 문은 언제 열릴 것인가?
불투명한 개원 일정으로 인한 동국대 불교병원에 대한 걱정이 종단 안팎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개원 예정에서 금년 봄, 금년 가을로 일정이 지연되더니 급기야 내년 봄도 확답할 수 없다는 것이 불교병원 개원시기에 대한 답변이다.
이런 가운데 6월 13일 열린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위원장 원택, 이하 종관위) 회의 역시 불투명한 개원 일정을 거듭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회의에서 원택 스님은 “지금 상황에서 개원 시기를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학교의 재정을 조사해 본 뒤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밝혔다. 동국학원 이사 영배 스님도 “충분한 검토 없이 과잉투자 한 것이 문제”라 지적하고 “개원은 해야겠지만 교육환경 악화, 기존병원 투자문제 등이 겹치고 있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는 ‘동국대 운영실태 확인 소위원회’를 구성해 9월 초순경에 활동 결과를 밝히기로 했다.
동국대 불교병원의 개원이 ‘부지하세월’로 늦어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지적된다. 첫 번째는 종단과 학교 구성원들의 개원에 대한 의지결여. 이는 종단의 정치적 역학구조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문제로, 지난해 이사장 자리를 놓고 물밑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힘겨루기’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녹원 전 이사장의 퇴진과 정대 스님의 이사장 취임, 신임 총장 체제의 출범 등이 지나치게 종단 정치 구도에 얽혀 있었던 것과 관련한 후유증이 병원의 개원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계종 중앙종회 한 중진의원스님은 “학교 행정과 재단의 운영, 종 단 정치의 흐름 등이 긴밀하게 얽혀 있어 본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개탄했다. 종단의 주요 소임자인 또 다른 스님도 “개원보다 급한 일은 없는데 다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이라 진단하기도 했다. 화합된 의지만 있으면 개원의 수순은 이미 정답처럼 나와 있는 것이라는 것이 종단 안팎의 중론임을 확인하는 말들이다.
또 개원을 위한 자금의 부족이라는 현실문제도 크게 부각된다. 지금 시점에 ‘학교운영실태 확인 소위원회’가 구성된 것이 이를 잘 대변한다. 그러나 당초 불교병원이 ‘빈손’으로 시작됐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돈타령’은 명분이 약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밖에도 재단의 정관개정 등 행정 절차가 묶여 있는 것도 이유로 등장 하지만 성원미달로 인해 이사회가 유회되는 등의 현실은 ‘과연 의지는 있는가?’라는 의구심만 쌓고 있다.
불교계는 오는 18일 191회 이사회에서 정관 개정 등의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