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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 소설 ‘평심’ 연극무대에 올려져
작가 박상륭씨의 소설집 <평심(平心)>이 연극무대에 올려진다. 난해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의 작품에 대한 각색은 극단 풍경(風磬)의 박정희 대표와 독일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박씨의 남편 강경호씨가 맡았다.

이번 연극은 총 8편으로 구성된 소설집 <평심>중에서 ‘로이가 산 한 삶’, ‘월튼씨 부인이 죽은 한 죽음’, ‘미스 앤더슨이 날려보낸 한 날음’, 그리고 젊은 왕자의 구도행을 조명한 표제작 ‘평심-동화 한자리’ 등 4편의 단편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우선 이 연극이 주는 메시지부터 말하자면 우주의 진실이란 결국 마음속에 있으며, 그래서 인간은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결국 죽음을 통해 인간 구원과 삶의 시작을 보여주며, 결국 ‘나’라는 인간에게 도달하게 되는 우리 스스로를 향해 악수를 청하는 연극이다.

세 공간으로 나누어진 무대에는 수학자 로이와 여배우인 왈튼 부인, 명상가 앤더슨이 등장한다. 이들은 열띤 토론을 벌이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아를 이해하려 한다. 로이는 숫자로 세상의 원리를 파헤친다. 또 왈튼부인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자아분열 현상을 겪는다. 그는 갑자기 “날자, 날자, 날아보자꾸나”(이상의 ‘날개’ 중)를 외치며 팔을 퍼덕인다. 앤더슨도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혼란을 겪는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극적이거나 자세한 설명이 동반되지는 않지만 연기파 배우들의 몸짓과 상징적 이미지가 독특한 색채를 전해준다. 22일까지 바탕골 소극장. (02)762-0010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3-06-12 오전 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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