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일간의 대장정을 끝낸 수경스님의 몸은 종합병원이었다. 평소 앓아왔던 무릎 관절염과 녹내장이 심해져 의사로부터 실명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듣기도 했다. 또한 격렬한 고행으로 몸에서 근육세포가 죽어 빠져나가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들었다. 스님은 5월 31일 삼보일배 회향 후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5일 퇴원했다. 스님은 이야기 내내 힘들어하는 목소리로 ‘피곤하다’ ‘쉬고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삼보일배는 끝났지만 새만금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만금과 관련해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일단 남원 실상사로 돌아가 일단 몸을 추스를 예정입니다. 그런 다음 관절염과 녹내장 등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도 받은 예정입니다. 또 조만간 삼보일배 참가자들과 내부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최근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삭발농성을 하고 전북공무원 45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새만금 간척 사업과 관련해 전라북도 차원에서 집단행동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새만금 간척사업이 도민들이 기대하듯 전북을 발전시키는 안이 아닌데도 그러는 것은 도민들이 가지고 있는 소외감 때문일 겁니다. 새만금은 환경문제로 풀고 소외감은 정부 차원에서 풀어야 할 겁니다. 청와대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경의 날인 5일 삼보일배에 참석했던 문규현 신부님의 형인 문정현 신부님께서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과 최근 일고 있는 전북공무원들의 집단행동에 항의해 도청 앞에서 침묵단식 농성에 들어갔는데 이 소식을 알고 계십니까?
-몰랐습니다. 새만금 문제는 삼보일배 회향 후 환경단체에서 역할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당분간이라도 쉬고 싶습니다.

▲삼보일배는 불교계 뿐 아니라 전 국민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먼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 불교적인 방식의 ‘시위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삼보일배 이후 우리 불교계가 환경문제를 보는 시각이나 나가야할 방향이라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삼보일배에 직접 참여한 제 자신으로써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불교계 내부에서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고민을 했던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차원에서 몸짓을 보였으니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말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