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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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서 찾은 ‘삶의 의미’
‘해외에서 가르칠 교사 구함.’
히말라야 동쪽에 자리 잡은 부탄에서 일할 영어교사를 구한다는 한 줄짜리 신문광고가 스물네살 캐나다 여성의 삶을 뒤흔들었다. 박사과정 진학과 결혼을 앞둔 제이미 제파는 모든 걸 남겨두고 지구 반대편, 미지의 먼 나라로 떠났다. 그곳에서 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자기 내면과 불교적 사유의 새로운 만남에 눈떴다. 소박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도 발견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원제 Beyond the Sky and the Earth)은 그 소중한 체험에 대한 유쾌하고 진솔한 기록이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 둥지를 튼 부탄은 한반도 면적의 3분의 1정도, 인구 100여만명의 작은 불교왕국. 국민소득으로 보자면 최빈국에 속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세상의 시간을 다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더없이 특별한 곳’이다. 물론 처음엔 불편하고 힘들었다. 48시간이 걸려 도착한 부탄은 낭만적인 이상향이 아니었다. 첫 발령지는 시골의 초등학교. 쥐가 뛰어다니는 초라한 집과 그의 말을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를 찧고 싶을 정도로 후회스러운 몇 주가 지나면서 차츰 편안함과 자유가 찾아왔다.

문화충격에서 벗어난 그는 ‘우리는 어떤 장소에 도착할 수는 있지만 그 장소와 하나가 되는 것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사람은 어디서든 살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마침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하늘이 눈물을 떨어뜨리더니 산의 얼굴을 닦았다’는 시적인 표현에, ‘이렇게 2년만 살면 몸매가 정말 좋아질 것 같다’는 저자의 유머감각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무엇보다 느리게 흘러가는 삶을 세밀화처럼 그려낸 이 책은 허둥지둥 살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제이미 제파 지음, 도솔 옮김
꿈꾸는돌
1만1천원
김재경 기자 | jgkim@buddhapia.com |
2003-06-10 오전 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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