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기자협회(회장 김원우)는 4월 25일자 <오마이뉴스>에 실린 김유원 기자의 <목사·스님이 챙겨주는 짭짤한 교통비/"촌지수수는 사내에서 공공연한 비밀"> 제하의 기사에 대해 기사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해 오마이뉴스사측으로 반론보도문을 게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한 반론보도문’은 본 회가 오마이뉴스에 보낸 반론보도문 전문입니다. 또한 아래 ‘오마이뉴스사가 본회에 보내 온 공문’은 〈목사ㆍ스님이…〉기사에 관한 오마이뉴스사의 입장을 본회로 보내온 것입니다. (한국불교기자협회 일동)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한 반론보도문
지난 4월 실린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저희 한국불교기자협회 15개 회원사 120여 회원들은 심한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수용하고 반성할 수 있는 범위의 비판을 넘어서서 사실을 상당부분 왜곡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자주 듣습니다. 지방의 모 언론은 봉급이 겨우 30여만원 수준이더라. 모 언론은 정기적으로 의무 구독확장 부수를 채워야 하고, 광고 수익의 절반을 가져감으로 생활을 한다더라 등등의 입소문들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그런 속에서도 자부심으로 살아왔습니다. 우선 불교기자협회에 속한 언론사 중 어느 곳도 기자들에게 구독확장을 시키지 않습니다. 또 광고를 받아온다고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도 없고, 기자에게 광고를 준다고 해서 광고국에 주는 것보다 광고비가 더 저렴한 것도 아닙니다. 기자는 오로지 취재와 편집만을 담당합니다.
이번 기사를 보면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급여를 조사해봤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비굴하게 취재원에게 손을 벌릴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기사가 주장하는 바와 달리 불교계 어느 언론도 광고주의 눈치를 보거나, 촌지 수입으로 살아갈 만큼 궁색하지 않습니다.
교계 언론의 30% 이상이 대학원 출신입니다. 또한 2, 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불교 언론에서 일하는 이유는 하나, 불교를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뒤통수를 치고, 촌지를 받아 생활하기 위해 불교계에 들어온 사람은 없습니다.
솔직히 기사를 보고, 그리고 그 아래 달린 무수한 의견을 접하면서 김유원 기자와 만나 그런 대화를 나눈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고 싶었습니다. 불교기자협회에서 120명의 회원들을 상대로 2차례에 걸쳐 조사를 했지만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회원은 없었습니다. 얼마 후 저희는 시비를 가리는 시도를 포기했습니다. 시민기자의 양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촌지, 지방의 사찰을 다니고 사람을 만나다 보면 수만원대 돈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거절하지만 “먼 곳까지 찾아온 우리 식구들을 그리 보내는 게 절 집안 풍습이 아니다”며 차 안으로 지폐를 던지는 스님도 계십니다. 또 “스님들 대신 불교 알리겠다고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밥이라도 사줘야하는데, 대중식당에서 함께 먹기 뭐하니 가면서 공양(식사)이나 하고가라”며 꼬깃꼬깃한 돈을 막무가내로 건네기도 합니다.
저희 대다수 기자들은 그 돈을 대웅전 보시함에 다시 넣기도 하고, 봉사단체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소중한 삼보정재(불자들이 시주한 소중한 자산)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종교인으로써, 불자로써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몇몇 스님들이 주는 짭짤한 교통비로 살아간다고”하니 가슴이 무너집니다.
어떤 이유가 됐던지 이번 사건이 자성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서 불교계 언론의 현실을 모른 채 적절한 비판을 넘어선 기사를 게재해 120여명 기자의 자부심은 무너졌습니다.
종교언론인들이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있을지도 모르는 몇몇 기자들로 인해 전체가 매도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희의 허물로 인해 불교계 전체가 부정부패의 못자리가 된 것처럼 보도된 것에 대해 발로(진심으로)참회합니다. 또한 사회와 불교를 감시하고 눈이 되겠다던 저희 기자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구업(말로써 짓는 업)을 짓게 만들었으니 이 또한 저희들이 지은 공업입니다.
부처님 전에 참회합니다.
2003년 6월 4일
한국불교기자협회 일동
오마이뉴스사가 본회에 보내온 공문
문서번호 : 오마이 03-27호
발송일자 : 2003. 5. 19
수 신 : 한국불교기자협회
참 조 :
제 목 : 김유원 시민기자 기사 관련의 건
1. 안녕하십니까? 귀 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지난 4월 25일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게재된 김유원 시민기자의 기사 ‘목사 스님이 챙겨주는 짭짤한 교통비... 촌지 수수는 사내에서 공공연한 비밀’ 기사와 관련하여, 먼저 이 가사가 귀 협회와 소속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립니다.
3. 다만, 종교계의 촌지 수수 문제를 지적한 기사의 일부 내용이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종교계의 근본적인 문제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와 같은 기사 내의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이 결과적으로 종교계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귀 협회 소속 회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점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4. 오마이뉴스는 사실과 진실을 생명으로 여기는 언론 매체로서 앞으로 종교계와 관련해 사실과 진실만을 보도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제 막 기초를 다져가는 신생 언론 매체로서 귀 협회와 소속 회원들의 애정 어린 충고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주) 오 마 이 뉴 스
편집국장 정 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