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ㆍ고등학교 역사 교육의 기초가 되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역사 영역의 불교사 관련 서술에도 적잖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불교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안지원(서울대 강사)씨는 5월 31일 열린 제46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의 역사 영역 서술과 문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안씨는 2001년부터 쓰이고 있는 초등학교 3~6학년 사회 교과서의 역사 영역을 검토대상으로 삼았다.
안지원 박사, 46회 전국역사학대회서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조상들의 종교생활’을 서술한 5학년 2학기 ‘사회과 탐구’ 교과서. 우리 민족에게 영향을 끼친 종교로 유교, 원불교, 천도교, 크리스트교 등을 들면서 다른 종교와 달리 기본 교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인도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난 석가모니가 창시한 종교’라는 것이 설명의 전부다.
역사적 사실의 왜곡도 심각하다. 같은 교과서 ‘불교의 발전’이란 소주제 가운데 소개된 ‘이차돈의 순교’를 보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나오지 않는 ‘어린 시절 고구려에 가 승려 생활을 했다’는 내용이 버젓이 실려 있다. 춘원 이광수가 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순수 창작소설 <이차돈의 사(死)>의 내용을 역사적 검증도 없이 정사(正史)인양 그대로 실었다는 것이 안씨의 설명이다.
기본교리 언급없고, 소설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안씨는 “역사적 지식이 깊지 않은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과서 집필시 우선 참고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을 위해 발간된 불교 관련 책자들”이라며 “<초등학생들을 위한 불교 교리서> 등 초등학생들이 볼만한 참고자료 제작에 불교계에서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