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일산병원 개원이 하세월인 모양이다. 지난 5월 27일 병원 개원 문제로 소집되었던 재단 이사회가 성원미달로 유회되었다는 소식이다. 백여년에 가까운 학교 역사와 불교의 현대화를 위해 이 대학 설립을 주도했던 수많은 선지식들의 여망이 병원 문제로 상처받을까 걱정이다.
재정적 문제가 병원의 개원을 가로막는 이유라 한다. 어차피 돈을 준비해 놓고 벌인 공사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잘못된 기획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 행정에 직간접으로 관계했던 사람들은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구성원 각자의 이해 상충과 불화도 그 원인이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일치된 의견을 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런 전례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다. 그래서 타협과 이해가 필요하다.
병원의 개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많은 부작용이 파생될 것 같다. 불교계 전체와 동국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팽배해질 것이며, 지역주민과 병원개원에 직간접으로 관계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실망감과 자괴감을 주게 될 것이다. 이 문제로 발생하게 되는 재정적 부담이 조계종과 전체 불교도들의 몫으로 돌아올 염려도 있다.
우선 학교 당국자 내지 재단의 관계자들은 병원이 하루 속히 개원되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불미스런 소문은 소문으로 끝나길 바란다. 해보지도 않고 수수방관하는 것, 사부대중의 화합을 깨트리는 것 역시 불자의 도리가 아님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