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이 청사 부지를 확정하지 못해 6월 중순경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소재한 옛 동방대학교 학사(學舍)로 청사를 이전하게 됐다. 현 청사가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동방대학원대학의 학사로 사용됨에 따라 6월 중순부터 구조변경 및 내부수리에 들어가야 하는데도, 청사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고종은 당초 서울 신촌 봉원사와 종로 법륜사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양 사찰이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청사 부지는 봉원사나 법륜사로 하되, 불사가 완료될 때까지 임시적으로 동방대 학사에 입주하기로 했다.
법륜사는 일부 대중이 입주를 완곡히 반대하고 있고, 봉원사는 총무원이 입주할 경우 잡무가 늘어나고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청사 입주를 반대하는 봉원사와 법륜사의 명분이 약해 종단내에서는 “종단 중앙종무기관이 자리잡음으로써 발생하는 잇점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는 “종단 개혁을 적극적으로 도와야할 사찰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현실을 보고 있자니, 과연 종단발전에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느냐”며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태고종 총무원은 종도들에게 청사 이전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태고종 총무원 관계자는 “건전한 비판이라도 자칫 종도 분열로 비화될 수도 있다”며 “청사 이전 문제를 종단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여론 수렴을 거쳐 여법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