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전통에 세계 불교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 비구니의 삶과 수행에 대한 역사적 조명’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 학술대회가 내년 5월 20~22일 한마음선원 안양 본원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 비구니 승단의 수행 전통을 조명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아시아학회연례회의(AAS)에 ‘한국 비구니에 대한 연구’ 분과가 처음 열린데서 출발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로버트 버스웰 교수(미 UCLA)와 바바라 루쉬 콜롬비아대학 중세일본연구소장, 미국 조지아 대학 이향순 교수 등이 의기투합해 국제학술대회를 제안했고, 최근 한마음선원이 주최를 맡아 대회 일정을 확정했다.
김영태(동국대 명예교수) 심재룡(서울대) 최병헌(서울대) 교수 등 국내 학자 10여명과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덴마크 등에서 한국 불교를 연구하는 해외 학자 12명 등 20~25명이 참석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 비구니 승단을 독립된 주제로 삼아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한국 비구니 승단에 세계 불교학계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양성평등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매 안거 때마다 800여 명의 비구니 스님이 안거에 들 정도로 한국 비구니 승단이 남녀평등의 수행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초순까지 발표자를 확정해 논문 주제를 받아봐야 최종 결정되겠지만 한국 비구니 승단의 역사와 조직, 수행전통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 비구니 스님들에 대한 연구,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의 가르침과 수행에 대한 연구 등 3~4개의 그룹별 주제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대회 개최를 제의했던 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은 “한국 비구니에 대한 구미 학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 연구 성과와 자료 축적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국 비구니의 역사와 수행전통에 대한 자료를 정리함으로써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