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 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가 마침내 끝을 맺었다.
삼보일배 65일째인 5월 3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새만금 사업 중단 촉구를 위한 범종교인 기도회는 봉은사, 구룡사, 한마음선원, 두레생태기행 등 7천여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진명스님과 이계진 씨의 사회로 시작됐다.
1부 하유스님(안동 용수사)의 법고와 장사익ㆍ정태춘 씨의 노래, 송지은 교무의 ‘백리, 오백리 천리길이 되더라도(신경림)’ 시 낭송에 이어 2부 행사는 전수진 학생(과천 문원중 2)의 여는 말로 시작됐다.
행사에서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은 성명서에서 “삼보일배는 종교계나 환경단체들의 문제가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인간들의 문제”라며 “종교ㆍ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신구상기획단을 조속히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변 사무총장의 발언이 끝나자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 등 삼보일배단이 청와대 앞과 광화문 열린광장을 거친 뒤 삼보일배를 하며 도착했다. 삼보일배단이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선 뒤 박수로써 환영했다.
이어 부안 계화도와 군산 내초도 지역주민 3명은 새만금 간척중단 결의 발언을 통해 “조개를 잡아 생계를 유지했으나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시작한 뒤 막막한 심정”이라며 “갯벌이 죽으면 우리도 죽을 수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봉녕사 승가대 도안스님은 4대 종단 기도문에서 “이제 거룩한 삼보일배의 이름으로 정부에 말합니다. 새만금 갯벌의 물길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농지를 만들겠다는 핑계로 갯벌을 메워 거대한 죽음의 호수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4명이 성직자와 25명의 삼보일배 진행팀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한 뒤 조현호 학생(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 1)과 김나연 학생(이대부고 1)이 노무현 대통령의 새만금사업 중단 결정을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호소문에서 “새만금 갯벌을 살리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이익집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집단은 미래세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회가 끝난 뒤 4명의 성직자와 대회 참석자들은 광화문 열린마당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 인도에서 1시간가량 대치했다. 경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마무리 행사는 오후 5시가 돼서야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묵언 중인 4명의 성직자를 대신해 문정현 신부는 “30년간 운동을 했지만 한 가지 사안으로 60일 넘게 싸워본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생명에 관한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일 때 비로소 새만금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5일간의 대장정은 삼보일배단과 시민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는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으로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