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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이자 서예가인 이청자(60, 법명 소림자) 보살이 사경수행 30년만에 <금강경 무량공덕 사경기도집>(일월정사)을 처음 펴냈다. 행서로 쓴 이 사경집에는 중요무형문화재 만봉 스님이 책표지에 그려준 달마도와 금강경 한글 번역본이 함께 들어있다.
한번 금강경 사경을 시작하면 3일동안 잠을 자지 않고 몰두하는 이 보살은 아침, 저녁으로 빠짐없이 금강경을 7독하는 수행을 해왔다. 26세에 성경과 찬송가를 들고 시동생이 스님인 불교집안에 시집온 이 보살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개종을 결심했다. 이때부터 법구경을 시작으로 법화경, 지장경, 금강경을 차례로 공부했다. 그러다가 20년전, 가평 도솔천사 주지 신흥 스님을 뵙고 4년간 채식만 하면서 금강경을 다시 공부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금강경 사경기도가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보살은 가평 도솔천사 정기법회엔 빠진 적이 없었으며 1년에 4번씩 21일씩 하는 지장, 관음기도 역시 쉰 적이 없었다. 그동안 봉정암, 사리암, 내소사, 적멸보궁 등 기도처에서 금강경 사경기도를 하면서 숱한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사경은 기도라는 생각에 반드시 법당에서 사경했다. 정진 중에 가정 안팎에서 말할 수 없는 장애가 닥쳐왔지만 일념으로 기도하다보니 모든 업장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남앞에 드러나지 않는 은은한 달빛처럼 신행해 온 이 보살은 서예가로서의 입지도 녹녹치 않아 이미 <금강경> 서예교본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녀는 스님들에게 병풍 30폭을 보시하는 등 남모르게 무주상보시도 펼쳐왔다.
‘평생 경전을 쓰다 죽겠다’는 이 보살은 사경은 한 자 한 자 서도삼매에 빠져 지혜를 구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많은 불자들이 금강경을 사경함으로써 삼독(탐, 진, 치)을 떨치고 다같이 성불하는 길로 나아가기를 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