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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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독립운동의 상징 애니 파첸 돌마 上
감옥서도 10만배-모택동 위해 참회 기도

“모택동의 통치시기에 수 천개의 티베트 사원이 파괴되었으며, 수 천명의 승려가 살해되었습니다. 수 만명의 티베트인들이 굶거나, 구타당하거나, 죽었습니다. 거대한 악업을 그가 모아서 지은 것이나 다름 없었죠. 하지만 나는 모택동의 죄가 소멸되도록 기도했습니다. ‘나의 적이 스승’이라는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애니 파첸의 ‘슬픈 산(Sorrow Mountain)’ 중에서)

티베트를 침략한 중국에 의해 생의 3분의 1을 감옥에서 보낸 애니 파첸 돌마(Ani Pachen Dolma: 1933~2002) 스님. 티베트 독립운동을 벌이다 21년간 혹독한 수감생활을 한 스님은 2002년 2월 2일, 세수 69세로 그녀의 사원이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심장마비로 입적했다.

강력한 세력을 가진 티베트 부족장의 외동 딸이었던 애니 파첸은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했을 때 사미니로서 교육을 받고 있었다. 1958년 부친이 사망하자 수행을 중단하고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중국 정부에 대항하는 게릴라전을 전개했다. 그러나 수 개월의 게릴라전을 펼치던 그녀는 중국 정부군의 공격을 받고 쫓기다 결국 체포당하고 만다.

애니 파첸 스님은 그후 20여년의 세월을 티베트에 건설한 교도소에서 보내게 된다. 수감기간 동안 1년이상의 기간을 족쇄를 차고 생활했고, 9개월간 지하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물론 가혹한 고문이 반복됐다. 손을 뒤로 묶고 공중에 매단 채 어깨가 빠질 때까지 구타하는 등 혹독한 심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코 수행자로서의 위치를 망각하지 않았다. 이는 티베트불교 수행에 따라 정신을 육체에서 분리해 고통에서 벗어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9개월간의 지하 독방 생활 때는 고통 속에서 10만 배까지 했다. 게다가 수감기간 내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대신 받는 ‘통글렌(tonglen)’이라는 티베트불교의 수행을 계속했다. 심지어 “저들 대신 제가 고통을 받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쉬지 않았다.

“독방에 갇혀있을 때, 기도하지 않거나 기진맥진하지 않았다면 나는 의기소침했을 겁니다. 침울하지 않을 때는 간간히 화가 났습니다. 성냄을 다스리기 위해 나는 화가 마음에 뚜렷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나는 걀사이 린포체의 말을 회상했습니다. ‘친구와 적 사이에 차이점은 없습니다. 그들을 공평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죠. 당신의 적이 바로 그대의 스승입니다’라는.”(‘슬픈 산’ 중에서)

애니 파첸 스님은 감옥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오른쪽 편에, 어머니가 왼쪽 편에, 그리고 ‘위대한 적’ 모택동이 자신 앞에 서 있다고 상상했다. 이 때 그녀의 아버지는 스님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어머니는 부드러움과 친절함을 일깨웠다. 모택동은, 역설적이게도 스님에게 이 세상에서 사악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매순간이 생지옥과도 같은 21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1981년, 중국과 티베트간의 긴장이 완화되자 많은 티베트 독립투사들이 석방됐다. 그중에는 애니 파첸 스님도 있었다. 그녀가 라사에 돌아왔을 때 집은 모두 파괴되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스님은 슬퍼할 틈도 없이 중국의 통치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최초의 평화적 시위대를 구성하는 일을 도왔다.

1988년 스님은 체포될 위험을 무릎쓰고 걸어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네팔로 망명했다. 1년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의 다람살라에 도착한 그녀는 오랫동안 뵙고싶었던 달라이라마를 친견하게 된다. 이후 그녀는 수행에 집중하면서 불성의 영원함, 자비, 용서, 초월 등을 더욱 내면화 시켰다.(계속)
김재경 기자 | jgkim@buddhapia.com |
2003-05-28 오전 8: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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