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찰(古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탑은 부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쌓은 것이다. 탑 안에는 정성들여 만든 ‘사리장엄’을 둬 존경심을 더했다. 사리장엄은 사리를 모시는 일종의 장치 또는 그릇이다. 대개 사리를 직접 담아둔 사리병이 그 안에 있다. 모든 탑에 사리를 모실 수는 없었으므로 보석류로 사리를 대치하기도 했지만 진신사리처럼 경배했으므로 사리장엄을 만든 정성은 변함이 없었다. 이 때문에 사리장엄은 ‘불교 공예미술의 정수’로 불린다.
이 책은 사리장엄에 관한 설명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책은 첫 부분에서는 사리신앙(사리를 받드는 신앙)과 사리장엄에 관해 개괄적으로 설명했고 이어 한국에서 발견된 사리장엄 각각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감은사(感恩寺)에는 682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 2기가 있다. 서탑에서는 1959년, 동탑에서는 1996년에 해체 복원을 하면서 사리장엄이 발견됐다. 서탑에서는 사리 1립, 동탑에서는 사리 54립이 나왔다. 두 개의 사리장엄은 모두 사각형으로 된 금동 사리 외함(外函)과 사리 내함(內函), 유리 사리병으로 구성됐다. 사리 외함에 새겨진 사천왕상의 부조 및 사리 내함의 난간과 연꽃 조각은 신라 공예기술의 우수성을 엿보게 한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모두 37개의 사리장엄에 대해 설명했다.
적멸의 궁전 사리장엄
신대현 지음
한길아트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