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박물관은 안전한가?’
국립공주박물관에 강도가 들어 10분 만에 국보를 강탈해간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불자들의 시선이 성보박물관에 모아지고 있다. 가장 안전한 장소로 여겨졌던 국립박물관이 털릴 정도인데 성보박물관은 안전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본지가 현재 개관 중인 성보박물관과 유물전시관 15곳을 전화로 확인한 결과, 일단 방범시설 설치는 ‘안심해도 되는 수준’이지만, ‘유사시’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설비 면에서 보면, 기본적인 방범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화상감시시설(CCTV)과 자동경보시스템(SECOM, CAPS 등)은 거의 모든 성보박물관과 유물전시관이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합격점을 받았다. 화상시설과 짝을 이루는 감지시설(열감지기, 적외선감지기 등)의 경우에도 개관한지 오래 된 S사찰, P사찰 등 2~3곳을 빼곤 갖추어져 있었다. 또한 월정사, 직지사, 통도사처럼 ‘경비 초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찰도 있고 모든 사찰이 야간 경비조를 편성, 사내 순찰을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시설이 유사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만큼의 상태인지를 따져볼 때는 ‘안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한정호 학예연구사는 “방범시설 설치는 어느 정도 다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따라 시설 편차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P사찰이나 B사찰의 경우처럼 설치한지 5년이 넘을 정도로 시설이 낙후된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설치 후 지속적인 점검 시스템이라는 지적도 있다. 승원 스님(월정사 성보박물관)은 “시설이 노후 되면 오작동이 되거나 아예 작동이 안 될 경우도 많다”며 “지속적으로 장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보박물관 관계자는 “공주박물관의 경우처럼 설치되어 있어도 꺼놓을 때가 많다거나 고장이 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고 해도 해당 박물관 종사자가 아니면 그런 부분까지 체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중앙종회 사회분과위원회와 함께 종단 내 성보박물관의 장비와 시설, 인력, 운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현황조사를 7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이상규 문화과장은 “시설과 실제 운영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