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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 할머니와 따뜻한 하루
나눔의 집 앞마당. 살풀이 춤사위가 공중에 흩어진다. 어버이 은혜 대신 살풀이가 어울리는 어버이날, 무희는 프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어버이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랑의 꽃을 달아주는 조촐한 행사가 광주 나눔의 집에서 열렸다. 일년에 하루뿐인 행사성 효도가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 만은, 할머니들은 그런 하루의 효도가 그리운 사람들이다.

이날 행사는 선화예고 학생과 서울시 후원회 회원, 개인 참석자 등 1백여 명이 나눔의 집을 방문해, 할머니들의 딸과 아들이 되었다. 오전 11시 학생들은 할머니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큰 절을 올렸다. ‘참석한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김순덕 할머니(83)의 짧은 인사가 긴 여운을 남겼다.

선화예고 1학년 학생들의 국악 연주가 끝나자, 흰 치마에 얇은 수건을 들고, 머리를 곱게 쪽진 여학생의 살풀이가 시작된다. 봄날 아침 햇살 속의 무희에 시선은 집중되고, 멈춘 듯 움직이는 살풀이 춤사위가 가벼운 듯 무거운 할머니의 삶을 빚어내는 순간이었다.

선화예고 1학년 고현정(17세)양은 “오기 전엔 어버이날이라 좀 망설여졌는데 역사관을 둘러보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눔의 집에 있는 할머니들이 나의 어머니나 나의 할머니와 마찬가지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미술과 학생이 그려준 자신의 그림을 든 이용수 할머니(79)는 눈시울을 붉히며 한을 토해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죽는 날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
2003-05-14 오전 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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