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것은 바로 신도들의 조직적인 준비가 있었기 때문. 그 중심에 박근영 연등축제 기획팀장(31ㆍ한국항공우주연구소)이 있다. 한마음선원 청년회 회원인 박 씨는 불자들의 의견을 모아 기획하는 역할을 3년 째 맡고 있다.
박 씨는 “장엄등 제작은 단지 연등 몇 개를 만드는 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 ‘인등(人燈)’으로 거듭나서, 내 마음자리를 밝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새로운 연등을 선보이기 위해 박 씨는 지난 12월부터 스님, 신도들과의 수차례 회의를 하며 연등 축제 참여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을 바탕으로 2월부터는 하나씩 연등 제작에 들어가 모두 5개의 장엄등을 '등 경연대회'에 출품했다. 이중 반딧불등과 고래등이 작년에 이어 우수상과 특선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한마음선원도 처음부터 연등축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연등을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그때마다 스님들이 실망하는 불자들의 등을 다독거려주었죠.” 박 씨를 비롯한 한마음선원 신도들은 스님들의 격려로 더욱 큰 신심을 내어 전통등강습회에서 연등 제작을 배워오거나, 잘 찢어지는 종이의 성질을 보완하는 방법도 개발해 냈다.
“올해 제등행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공용탑(共用塔)’을 만든 것이 가장 보람스러운 일”이었다는 박 씨는 “하늘과 땅, 인간이 원활하게 공용으로 돌아간다는 대행 스님의 법문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무려 1년 반 동안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공용탑은 크리스탈 모양의 원형구 아래로 불기둥이 서 있고, 그 주위를 일곱 마리 용이 구름 위로 승천하는 것을 상징한 장엄등이다.
2001년부터 박 씨가 연등축제 기획을 맡게 된 것은 바로 전 해 도반들과 함께 만든 학등이 불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원인이 됐다. “처음에는 손발이 안 맞고 미숙한 점이 많았다”는 박 씨는 “해마다 점점 발전해 이제는 연등축제가 전세계인의 축제가 되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박 씨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양의 연등을 내놓아 연등축제를 전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