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야 말로 모든 것을 초월해서 자기의 참모습을 올바로 찾을 수 있게 해준다"(서옹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부처님 말씀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고 그 말씀을 나와 이웃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다"(천운 두륜산 대흥사 조실). "일상중에 화두를 챙기는데 있어서 눈 앞 2m 지점에 화두를 두고 의심하면서 챙겨야 한다"(진제 팔공산 동화사 조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있게 포용하면서 살자"(혜정 속리산 법주사 율주). 지종, 종성, 대정, 천운, 정관, 지성, 화산, 일운, 인환, 현해, 혜성, 각성, 암도, 혜거, 도업, 지안, 설산, 효란, 청소, 도우, 성공, 한탑, 정무, 일휴, 혜총, 원광, 서암, 법성, 도성, 묵산, 구암, 지하, 범주, 법타, 진관, 법현 스님 등 법명만 들으면 고개가 금방 끄덕여질 스님들의 법문. 큰 스님들의 가르침을 감로법문이라 하는 것은 그 가르침에서 묻어나는 감동과 교훈이 우리의 메마른 삶을 촉촉이 적셔주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큰 스님들의 가르침에 젖어들고 싶을 때가 있다. <한국 현대고승전집>은 바로 그럴때 손에 잡으면 좀체 눈을 뗄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에는 삼각형프레스 출판사 불교담당 정도일씨가 5년간 전국의 산사를 누비며 친견한 이 시대 선지식 40명의 감동적인 생애와 생생한 육성 법어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큰 스님들의 출가전후 이야기, 수행방법과 과정, 개인적인 원력 등을 압축요약해 사진과 함께 일대기 형식으로 수록했다. 특히 수행과정 부분은 스님 저마다의 독특한 수행법이 소개돼 있어 불자들의 신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2부는 주로 스님들의 법문 내용을 요약했다. 실제 법문 현장에 녹음기를 들이대고 녹음한 것을 풀어썼는가하면, 시중에 나와 있는 법문 녹음 테이프를 그대로 옮긴 것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도일씨가 찻상을 사이에 두고 스님들을 친견하며 받아 적은 것들이다. 그래서 스님들을 바로 옆에서 친견한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정씨가 현장에서 땀흘리며 건져올린 생생한 정보들이 책 속에 녹아 있음이다. 그렇다고 이 책들속에 딱딱한 법문만 빼곡히 들어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중간 중간에 스님들의 행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들과 넉넉한 편집이 읽는 이들에게 책을 쉽게 놓지 못하게 만든다. 또 각권마다 스님들의 모습과 법문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20분 분량의 CD에 담아 놓아 자료로도 활용하도록 했다.
정도일씨는 “불자들이 좋아하는 틱낫한 스님처럼 우리나라에도 드러나지 않은 훌륭한 큰 스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스님들의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입적한 뒤에도 후세에 널리 전달되기 위해서는 문서와 영상으로 기록돼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간행 동기를 설명한다. 또 정씨는 “앞으로도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선지식들을 발굴해 제 2차 고승전집 간행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 현대고승전집>은 모르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찾는 사전처럼 항상 머리맡에 두고 삶의 여유가 줄어들때마다 들추며 위안을 삼기에 안성마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