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그을린 피부, 수척해진 얼굴, 조금은 부자유스런 걸음걸이. 삼보일배 28일째인 수경스님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뭇 생명들에게 가했던 폭력을 참회하기 위해, 여전히 도로위에서 세 걸음을 걷고 한번 절을 하고 있었다.
23일 부안 해창갯벌에서 150km 떨어진 충남 홍성 대인휴게소.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문규현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김경일 교무(새만금 생명살리는 원불교사람들 대표), 이희운 목사(기독생명연대 사무처장)를 격려하기 위해 4개 종교인들이 모였다.
조계종 사회부장 미산스님, 한국종교연합선도기구 대표 진월스님 등 4개 종교인 300여명은 ‘새만금 갯벌 생명파괴 참회의 날’ 행사에서 “농지확보를 위해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은 이미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며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세영스님도 행사에서 불교 메시지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지금 당장 생명살림에 기초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노무현 정부를 ‘반생명 반환경 반불교 정부’로 규정하고 불교도의 의지를 모아 강력하게 펼쳐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행사에서 수경스님을 비롯한 삼보일배단은 손을 맞잡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란 노래를 합창했다.
“가로 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가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해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수경스님의 손을 꼭 잡은 문규현 신부는 어느새 울먹이고 있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도 19일 삼보일배단을 방문, 종단차원에서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