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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세상보기> 실업…교육에 대한 인식전환 돼야
송일호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요즘 청년실업, 특히 대학졸업자들을 포함한 고학력자들의 실업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졸업장이 취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용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2003년 3월 현재 20세에서 29세 사이의 대졸 청년 실업률은 8.0%이며, 실업자 수도 20대가 37만5000여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6%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와 같이 높은 청년실업률은 그 동안의 무리한 대학 증원과 과도한 학력 인플레로 인한 노동의 초과공급 현상에다, 기업이 신규공채 보다는 경력자를 위주로 수시 채용형태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인한 듯하다. 1980년대의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대처한 교육 기회의 확대 조치가 차후에 배출되는 노동력의 수요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이뤄졌던 데 따른 부작용이기도 하다.

고학력자들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잘 관리해야 하는 주요한 국가적 인적자원임을 감안하여 효율적인 대응방안이 요구된다. 인적자원은 실물자원과는 달리 축적에 많은 시간을 요할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고유한 생애에 대한 계획에 의해 수립된다. 노동시장의 적응과정에서 청년층 노동력이 적절한 취업기회를 얻지 못하여 상실된 인적자본의 축적의 기회는 이후에 쉽게 보충되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경제 차원에서도 커다란 손실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현재의 고학력청년실업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인력수급정책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국민경제발전을 위한 인적자원을 형성해야 한다는 측면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고학력청년실업대책은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역시 학교교육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제고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교육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공급자는 나름대로 교육수요자의 취향에 맞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육이 안고 있는 특성상 그 한계가 있는 것이다. 대학이 모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커리큘럼을 바꾼다면 대학의 학문적 위치와 교육본연의 임무는 상실하게 될 것이다. 대학교육은 그야말로 학문적 요구와 열망에 의해서만 그 수요가 발생하여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따라서 고학력청년실업문제의 해결책을 대학교육이라는 정규교육 자체에서 찾기보다는 정규교육의 특성과 정체성을 유지시키는 선에서 교육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안교육도 정부차원에서 과감하게 육성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사회의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인식의 전환도 시장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데 그것은 대안교육결과에 대한 가치평가가 어떠한 사회적 경제적 차별이나 편견 없이 시장에서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사람들의 교육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은 종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산업에서 학력파괴현상은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확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될 때 비로소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교육에 대한 낡은 악습이 철폐되고 미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적자본이 형성되는 것이다.
2003-04-24 오전 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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