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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지켜온 정겨운 거목들
“더 늦기 전에 우리와 친근했던 그 큰 나무들의 삶을 기록해 두기 위해 답사를 시작했다.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 사람과 자연이 맺은 구체적인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말없이 수백년간 이 땅의 곳곳을 지켜온 큰 나무들(27종 130그루)에 관한 1000일간의 답사 보고서인 <이 땅의 큰나무>(눌와). 이 책의 저자인 중앙일보 기자 출신의 나무 애호가 고규홍씨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화재를 전공한 김성철 사진가는 출간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은행나무 물푸레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그 이름만 들어도 시원스러운 나무들이 책 안에 가득하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노거수(老巨樹)들을 사진과 함께 하나씩 읽다 보면 그 신비스러움에 감탄하게 된다. 스님의 지팡이에서 자라났다는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간신배의 호주머니에서 싹을 틔웠다는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 매운 향기 품고 있는 순천 선암사 매화나무,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상큼한 향기를 자랑하는 마산 의림사 모과나무 등 불교 설화를 간직한 사찰 거목들의 전설은 더욱 흥미롭다.

몸을 옮기지 않고 한 자리에서 수 백년을 사는 신비스러운 생명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움을 잃어가지만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진다. 세월의 연륜만큼 줄기는 늠름해지고 가지는 세상을 다 품어줄 듯 넓게 퍼진다. 나무가 사람과는 달리 이처럼 오래 살 수 있는 건 나무의 형성조직 때문이라고 한다. 없어진 조직을 새로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이다.

자기가 사는 땅을 닮아가는 나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나무 같은 사람이 아닐까. 늘 새롭게 태어나고, 한 자리를 지키고, 웬만한 고통엔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우직함을 지닌 나무 같은 사람이 그립다.

이 땅의 큰 나무
고규홍 글/김성철 사진
눌와
2만원
김재경 기자 | jgkim@buddhapia.com |
2003-04-16 오전 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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