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불교학자인 이원섭(79)씨가 중국 당나라 시대를 대표하는 두 시인 두보와 이백의 대표작들로 엮은 <두보 시선> <이백 시선>을 역해했다.
<두보 시선>은 1976년 정음사에서 문고판으로 냈다가 절판된 것을 오식을 바로잡고 작품 제작연대를 보충해 재출간했다. <이백 시선>은 1996년 현암사가 냈던 <당시(唐詩)>에 실린 50여편의 시에 이백의 대표적 장시(長詩) 등을 첨가해 새롭게 묶었다.
120편의 두보 시와 110편의 이백 시를 망라한 이 책들은 지금까지의 ‘두보 시선’, ‘이백 시선’의 오역까지 바로 잡은 책이다. 유려한 우리 말로 번역한 시와 함께 원문, 주, 해설을 달아 문학도 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두보와 이백의 선적인 일생, 시의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특히 노 시인의 연륜에서 우러난 한시 해석의 은은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지난 40여년간 본업인 시 창작 보다는 불교 경전과 선(禪)의 세계에서 문자 뒤의 진리를 찾고, 그것을 빼어난 우리말로 옮기는 울력을 해 온 이원섭 시인. 그는 대선배인 중국을 대표하는 시성 두보와 이백을 이렇게 본다.
“이백을 보면 도처에서 꿈을 발견하고는 그 꿈에 시의 날개를 달아 무지개처럼 찬란히 펼쳐보이면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설사 현실적으로는 실의에 빠져 있을 때라 할지라도 그 꿈은 농도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은 점에 끌리지요. 두보는 고통과 번뇌가 키워낸 중국문학사의 시성이지요. 시대와의 불화탓인지 삶과의 불화탓인지 잘 모르지만, 그는 고통을 받을 때 제대로 된 시를 쏟아냈지요."
두보시선/이백시선
이원섭 역해
현암사
1만3천원/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