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 문화 > 출판
청화스님의 10가지 법문 실려 있어
40년간 하루도 바닥에 등을 대고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수행, 하루 한끼만의 식사, 그리고 철저한 계행의 삶을 실천하는 이 시대의 선지식 청화 스님(곡성 성륜사 조실)의 청아한 감로 법문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어져 나왔다.

그동안 청화 스님의 가르침에 목말라하는 이들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법문 테이프와 보시용 소책자 였다. 스님이 남 앞에 나서거나 드러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아 한사코 대중 출판을 만류했기 때문이다. 이런 수행자적 고집으로 한때 뜻있는 이들이 스님의 법문 녹음테이프를 받아 적어 원하는 사람들에게 글로 유포하기도 했다. 급기야 상황이 이렇게 까지 이르자 스님의 주옥같은 가르침을 공유하자는 팬(?)들이 스님 설득에 나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 바로 <가장 행복한 공부>다.

무한한 인내를 요하는 공부란게 결코 즐거운 일일 수만은 없을텐데 세상에 과연 행복한 공부가 존재할까. 청화 스님은 이 화두의 답을 이 책에서 올바른 참선이라고 제시한다. 특히 스님은 감수(感受), 상상(想像), 의지(意志), 의식하는 것 모두가 다 비었다고 분명히 느껴야 참다운 반야지혜가 생겨 올바른 참선 공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스님은 ‘조사선(祖師禪)’이 돼야 올바른 참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이 어려운 참선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으면서도 책장이 술술 넘어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스님의 법문 어투를 그대로 사용한데 있다. 그래서 굳이 스님을 친견하지 않고서도 주옥같은 가르침을 직접 느낄 수 있다. 가령 ‘참선을 잘 하면 내가 없고, 네가 없고 미운 사람 좋은 사람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나날이 좋은날이고 때때로 좋은 때입니다. 모든 시비를 떠나 순수 정기인 부처님만 생각하는 것이 참선에 임하는 바른 마음 자세입니다’는 식이다.

이 책에서 스님이 참선과 함께 강조하는 또하나가 바로 ‘하심(下心)’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사람을 대하라고 충고한다.
잇따끔 옛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토굴 수행담은 혹독한 자신을 몰아갔던 스님의 치열한 구도정신을 느낄 수 있다. 1천미터 이상 되는 고지에서 추운 겨울에 장작을 절약하기 위해 하루 세 개비씩 때면서 죽을 각오로 수행했다는 대목은 책을 덮고서도 한참동안 긴 여운과 감동으로 남는다.

스님의 법문 중 10편을 뽑아 정리한 이 책은 태안사 법회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 1부 ‘마음의 고향’을 비롯해 젊은 불자들에게 설법한 제 2부 ‘젊은 불교를 위하여’, 동안거 결제에 정진중인 스님들에게 하신 제 3부 ‘정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청화 스님의 법문 자리는 승속의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읽기에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

가장 행복한 공부
청화스님
시공사
9천원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3-04-02 오전 9:25: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