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암 스님이 매일 스스로 주인공이라 부르고 다시 스스로 대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주인공아.” “예.” “정신차려라.” “네.” “언제든지 남에게 속지 마라.” “예.” (‘서암스님이 주인공을 부름’ 中)
달마와 혜능, 마조, 경허 스님 등 깨달음을 전하는 큰스님들이 남긴 행적들과 선(禪)문답을 가려담은 <숟가락은 밥맛을 모른다>가 나왔다.
자신을 해탈하게 해 달라고 하는 도신에게 ‘아무도 구속한 사람 없는데 무슨 해탈을 구하냐’고 반문한 승찬 스님, 불법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차나 한잔 마시라’고 한 조주 스님,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 수행인 대주 스님, 일 하지 않은 날은 밥을 먹지 않은 백장 스님….
‘왜 내게 묻는가’, ‘졸고 있는 부처’, ‘열린 문을 못 보는구나’ 3개 장으로 나뉜 책에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화두(話頭)로 삼을만한 선문답 160여 편이 담겨 있다.
책을 엮은 혜범 스님은 9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96년 대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불교신문에 소설 ‘객승’을 연재 중이다.
숟가락은 밥맛을 모른다
혜범 엮음
북갤럽
값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