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강원 교육의 통일성과 효율성 기대
‘화엄경현담’은 국내 첫 한글 완역본
![]() | ![]() | ||
| |||
![]() | ![]() |
교육원은 조계종 기본교육기관인 전통강원에서조차 검증받지 못한 교재를 임의로 사용하거나 옛 것을 그대로 쓰고 있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교재의 검인증과 직접 제작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화엄경현토과목>을 검인정화해 강원에 보급한 데 이어 직접 제작한 교재를 발간함으로써 강원 교육의 통일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집과(일반대학의 2학년에 해당) 교재인 <서장(書狀)>은 송나라 대혜종고 스님이 간화선 수행의 핵심을 설명한 책으로 현재 1936년 안진호 스님이 현토(띄어쓰기가 없는 한문 원전에 토씨를 붙이는 일)를 달고 주석을 넣은 교재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교육원이 새로 간행한 <서장>은 원문은 한문으로, 주석은 한글로 번역하여 원문 뒷부분에 제시함으로써 간경(看經)용 교재로서의 전통적인 역할을 살리면서도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책 후반부에 자세한 내용의 해제를 달아 <서장>에 대한 이해를 도왔고, <서장>에 등장하는 주요 선사의 행장을 책 맨 끝에 ‘선사인명록’으로 정리했다.
교육원은 “<서장>에 대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교재로서의 전통적 의미와 현대적 의미를 효율적으로 살리기 위해 새로 편찬했다”며 “현토에 대한 전국 강원의 재점검과 의견을 수용해 완벽한 책으로 내기 위해 시험판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화엄경현담(華嚴經玄談)>은 처음으로 한글 완역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강원 대교과(일반대학의 4학년에 해당)에서는 그 동안 대승불교의 정점을 이루는 <화엄경> 이해의 필수적인 지침서인 <화엄경현담>을, 현토가 달려 있지 않아 문장을 어디서 잘라 읽어야 하는지도 알기 힘든 한문 목판본으로 배워야 했다. <화엄경현담>의 해설서를 모아 교감한 <화엄경현담 주해집(註解集)> 역시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교감본이다.
각2권 1질로 나온 <화엄경현담>과 <주해집>은 전통적인 역경 방식에 따라 함께 공부하는 여러 대중들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집필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전ㆍ현직 학장인 연관 스님과 도법 스님의 지도 아래 제1기 졸업생을 비롯해 제3기 졸업생 등 실상사 화엄학림 대중 스님들이 함께 읽고, 토론해 완성했다.
교육원은 <서장>과 <화엄경현담 및 주해집> 발간에 이어 사집 과정에 쓰이는 <절요>와 <선요>도 직접 제작해 전통강원과 동국대ㆍ중앙승가대 도서관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