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법장스님이 3월 13일 교계 신문과 가진 간담회에서 총무원에 비구니부를 설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장스님은 “비구니부를 따로 두는 게 좋겠다는 여러 스님들의 견해를 고려해 현재 비구니부 설치에 필요한 입법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선거 당시 비구니부 설치를 약속했다가 대신 총무원 문화부장에 비구니 스님인 탁연스님을 임명함으로써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던 데서, 다시 원안대로 비구니부를 설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간담회에 함께 배석했던 총무부장 성관스님과 기획실장 현고스님은 “비구니부 설치가 비구니에 대한 배려가 아닌 비구니 인적 자원의 활용 측면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승가 구성원의 반 수 이상이 비구니이지만 종단적 관리가 되지 않고 있어, 종단에서 공식 기구를 만들어 조직체계를 세우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나 사회복지 같은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분야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충분히 역할을 해 줄 경우 그만큼 종단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장스님은 또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장스님은 13일 불교계 언론과 가진 오찬에서 “종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종단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세부적인 여론조사를 벌여, 이를 토대로 세미나 등 검토과정을 거쳐 종단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법장스님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실행안 마련을 이미 총무원 기획실에 지시했다.
법장스님에 따르면 종단 마스터 플랜은 교육, 포교 등 세부 분야별로 구체적 안이 마련되며, 이를 위해 여론조사는 물론 전문가 집단을 활용한 심도 깊은 검토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면 문제와 관련해 법장스님은“추진기구를 구성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사면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대내외적 현안에 대한 적극적 입장표명을 통해 불교위상을 높이는 차원에서 종단 홍보도 강화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94년 종단사태 징계자 모임은 이날 ‘2.27 원로회의 유시와 사면에 대한 우리의 견해와 입장’을 발표하고, “98년 종단사태 징계자 분만 아니라 94년 징계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사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